사회 사회일반

당 분란 수습·진보세력 연대·안철수와 단일화 최대 관문

■넘어야 할 3대 장애물<br>文리더십 유권자에 각인<br>친노색깔 벗고 화합·쇄신<br>열린 선대위 구성도 과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6일 '첫 관문'인 당내 경선을 통과했지만 대권까지는 보다 험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당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라는 산을 어떻게 넘을지가 가장 큰 과제다. 또 이번 경선에서의 분란을 수습하기 위한 '화합형 선거대책위원회'를 원활히 구성해야 한다는 숙제도 남았다. 이와 함께 진보세력과의 연대 및 시민사회와의 연합 등을 통해 야권 세력 전체를 아우를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문 후보가 이날 '결선투표 없는' 당내 후보 등극으로 안 원장은 이번주 중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 후보, 안 원장이라는 '3각 구도'가 드디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구도가 대선 끝까지 유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민주당이나 안 원장 모두 단일화 없이 각개전투로 대선을 임하는 것은 야권(野圈)의 공멸을 가져오는 최악의 수로 상정하고 있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와 관련해 문재인캠프(담쟁이캠프) 측은 지금껏 제3의 인물이 단일화의 주인공이 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문 후보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지난 1997년의 김종필 후보, 2002년의 정몽준 후보 등이 모두 민주당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는 것이다.

담쟁이캠프의 전략 담당 핵심 인사는 "전례를 보면 제3 인물의 거품은 항상 정통 야당 세력으로서의 민주당 후보가 부각되는 시점을 전후해 그 동력이 상실돼왔다"며 "최근 문 후보의 지지율이 안 원장을 위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김종필 후보가 충청 지역이라는 한정된 세력만을 정치 기반으로 했고 정몽준 후보는 당시의 월드컵 효과에 기댄 '반짝 상승'에 기댄 것이라면 안 원장은 전국 단위의 광범위한 '안철수 현상'을 등에 업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사례가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오히려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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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이 "안철수는 '허상'일 수 있지만 '안철수 현상'은 실상"이라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대선을 치를 수 없다"고 경고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문 후보가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권 세력으로서의 민주당 위상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켜 안 원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민주당은 당 운영의 전권을 대선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문재인 스타일'대로 당의 혁신ㆍ쇄신을 이끌어나갈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핵심은 문 후보가 조만간 꾸릴 선대위에서 얼마나 인적 쇄신, 즉 친노(親盧)라는 계파색을 탈피할 수 있느냐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폭력 사태까지 불러일으킨 당내 분란을 어떻게 잠재워 국민 앞에 '하나된 민주당'의 모습을 보일지를 두고 담쟁이캠프의 고민이 깊다.

문 후보는 전날 경기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 "화합하는 선대위,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열린 선대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친노 색깔이 가진 표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할 열쇠이기도 하다.

사실상 파탄에 이른 진보세력과의 연대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로서는 구당권파만 남은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는 물 건너 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그렇다고 진보세력 전체를 배제한 채 대선에 임하는 것은 '보수 대 진보'의 세력 균형이 팽팽한 우리나라 정치 구도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전 대표, 옛 진보신당의 홍세화 대표, 민주노총의 독자 후보 가능성 등을 감안한다면 야권 후보만 6~7명이 난립하는 상황에 봉착할 수 있는데 야권의 표가 이렇게 분산된다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한 명으로 밀집되는 보수 세력의 기세를 꺾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 후보가 당 화합을 위한 '화합형 선대위' 에 시민사회를 포함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이 때문이다.


유병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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