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투명성 논란등 시장 부정적 반응따라현대모비스가 본텍 합병을 포기했다.
모비스는 12일 오전 이사회를 열었으나,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전무가 30% 지분을 갖고 있는 본텍(옛 기아전자)의 합병안을 상정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모비스의 본텍 인수에 대해 시장과 여론의 부정적 반응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모비스는 본텍 인수설이 흘러나오면서부터 외국인 등을 중심으로 경영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증폭됐고, 주가도 계속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정 전무는 올해 초 모비스 등기이사가 된데 이어 막대한 평가차익도 챙기게 돼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지적마저 제기돼 왔다.
정 전무는 지난해말 본텍 주식을 주당 5,000원씩 15억원에 매입했으나 이후 본텍이 현대차를 안정적인 납품처로 확보, 주식가치가 최고 17만원까지 급상승했고 시장 평가대로 3~3.5대1로 합병할 경우 1~2%의 지분은 물론 수백 억원의 평가차익을 얻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따라서 이번 포기 결정은 지금까지 현대 계열사 지원설이나 다른 사업분야 진출설 등에 대해 "시장과 투자자가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는 정 회장의 평소 소신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게 업계와 시장의 평가다.
모비스 관계자도 "자동차용 전자장치사업 분야 확대ㆍ발전을 위해 본텍 합병을 추진했으나, 순수한 동기와 목적 왜곡과 기업 투명성 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본텍)인수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현대차의 3세 경영체제 구축이 시장의 반발로 제동이 걸림에 따라 다른 오너 그룹사도 후계 승계 작업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모비스는 차량용 오디오ㆍ비디오, 네비게이션 등을 개발하는 카트로닉스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연구ㆍ개발(R&D) 체제를 갖춘 만큼 생산기반 확보 차원에서 본텍 합병을 추진해왔다.
모비스는 또 전장사업 진출을 위해 하이닉스반도체가 지분 78%를 갖고 있는 현대오토넷의 인수도 추진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한 바 있다.
최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