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참여정부 부동산규제 남발

투기못잡고 耐性만 키웠다<br>■ 부동산정책 신뢰도 '바닥'<br>10·29대책등 약발 3개월그쳐<br>냉·온탕 정책으로 신뢰도 상실

참여정부 들어 각종 부동산정책이 쏟아졌지만 수급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아 집값안정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정책으로 시장의 내성만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잦은 정책 발표와 번복으로 정책 신뢰성이 크게 떨어졌다. ◇부동산대책 효과, 3개월 그쳐=참여정부가 발표한 굵직한 부동산대책은 지난 2003년 ‘10ㆍ29대책’을 비롯해 모두 5개다. 하지만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서울과 경기 지역의 재건축단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책 발표로 인한 부동산시장 안정효과는 길어야 3개월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 발표한 ‘2ㆍ17대책’은 약발이 한달 정도 지속됐지만 최근 발표된 ‘5ㆍ4대책’은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참여정부가 2003년 발표한 ‘5ㆍ23대책’은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확대, 재건축 후분양 및 안전진단기준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발표 직후 재건축아파트 값 오름세는 둔화됐지만 8월 들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2003년 9월 재건축단지의 중소형 평형 건설의무비율 확대와 조합원 명의변경 금지를 골자로 한 ‘9ㆍ5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자 이보다 훨씬 강력한 대책을 발표한다.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 도입, 1가구 3주택 이상 양도세 중과세, 주택거래신고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10ㆍ29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10ㆍ29대책’은 이전의 어떤 대책보다도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어 파급효과가 컸다.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2004년 1월까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또 주택거래신고제, 3주택 양도세 중과세, 개발이익환수제 실시시기를 전후해 2~3개월간 부동산시장이 안정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부동산대책의 강도가 높아진 만큼 부동산시장의 내성도 그만큼 커졌다. ‘10ㆍ29대책’보다 강력한 대책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의식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정책의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따라 초고층 재건축 불허, 2종 지역 층고제한 유지 등을 내용으로 한 ‘2ㆍ17대책’은 효과가 한달에 그치고 말았다. 이어 발표된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 1가구 2주택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 등을 내용으로 한 ‘5ㆍ4대책’은 효과가 거의 없었다. ◇정책번복으로 신뢰성 잃어=정부의 잦은 정책번복도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규제와 규제완화를 오가는 ‘냉온탕식 정책’으로 정부 스스로 신뢰도에 흠집을 냈다. 지난해 말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잇단 부동산대책으로 거래가 급속히 줄어드는 등 부동산시장이 위축되자 정부는 주택투기지역을 일부 해제하고 투기과열지구 요건도 완화하는 등 규제를 풀었다. 하지만 몇 달도 안돼 집값이 폭등, 정부가 집값상승의 빌미를 제공한 꼴이 됐다. 전국민의 관심사인 판교 신도시에 대해서도 중대형 아파트 위주→소형 위주로 바꾸고 2005년 6월 이후 단계적 분양→2005년 11월 일괄분양→주상복합 일괄분양서 제외로 계획을 수시로 변경했다. 해프닝에 가까운 정책도 있다. 지난 3월 용적률 증가 30% 미만 단지를 재건축이익환수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가 5일 만에 백지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장 여건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리모델링과의 형평성만을 기준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또 최근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가 발견될 경우 재건축 자체를 무효화할 수도 있다며 ‘강남 재건축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조사결과 사소한 문제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려 빈축을 샀다. 특히 재건축과의 전쟁 도중 정부는 저밀도 재건축을 활성화, 공급물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곧바로 일부 재건축아파트 값이 들썩거리자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과 적용단지 등 후속대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정부의 말을 정부 스스로 믿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 일관성을 잃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생길 리 없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