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끄럼경제 낮잠대책(사설)

경제에 찬바람이 돈지도 오래 됐다. 이제 급랭되어가고 있다. 8월보다 9월이 더 나빠졌고 9월보다 10월엔 더 악화되리라고 한다. 그러나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내리막 경제를 되돌리려는 전략적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물론 위기감마저 도는 경제난국이 하루 아침에 풀릴리는 없다. 더욱이 고비용 구조와 경쟁력 저하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근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을 선언했다고 본다. 그러나 그 선언은 아직도 구호의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구체적 실천전략은 아직도 수면중이다. 정부 대책이 꾸물거리고 있는 사이에 경제는 걷잡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9월중 수출은 전년대비 10.4%나 줄어들었다. 내리 3개월째 감소한 것이다. 93년 1월이후 3년8개월만의 기록이기도 하다. 수출부진이 반도체뿐 아니라 전품목으로 확대되어 구조적 침체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가격하락 때문이라고 탓하던 정부는 이제 핑계거리도 없어졌다. 물가도 이미 올해 상승억제선 4.5%선을 돌파하여 4.7%에 이르렀다. 연말에 가서는 5.0%에 이르거나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기침체의 가속화에 따라 국산소비재의 판매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반도체 철강 자동차등 경제를 끌고가는 주력업종제품의 재고증가율이 여전하다. 산업생산이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경공업은 4개월째 마이너스행진을 거듭하여 중공업과의 양극화현상이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실업은 늘어나고 있다. 8월중 실업자수는 전달보다 2만1천여명이 늘었다. 기업의 감량경영바람으로 9월엔 더욱 늘었을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연평균 성장률이 7%가 유지되지 않으면 2000년엔 심각한 실업사태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수출이 큰폭으로 그것도 석달째 연속 감소하는 현상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 경제가 수출주도형이어서 수출이 잘되면 경제가 잘 풀리고 수출이 안 될때 경제 전반에 복합적인 문제가 동시에 터져나오게 마련이다. 지금의 난국도 수출부진과 수입폭발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별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 소극적이다. 물론 세계무역기구(WT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따른 정책제한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해도 무대책으로 있을 수는 없다. 지금같이 경제가 추락하면 OECD가입 연기론에 힘을 더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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