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희태, 대표직사퇴 '저울질'

여권 주류 "물러난후 출마 당연", 친박계 "유지해야 선거서 유리"<br>사퇴땐 MJ 대표직 승계 가능성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례회동 등 최근 현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회의에서 박 대표는 특히 민주당에 국회 정상화를 위해 가두투쟁을 중단하고 대화의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최흥수기자


"한나라당 지도체제 개편은 고차원 방정식을 푸는 것 같다." 오는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대표직 사퇴 문제가 여권의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대표가 사퇴할 경우 누가 대표직을 맡느냐에 따라 여권 권력질서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직 사퇴는 박 대표 개인의 거취에 해당하지만 본인의 자의적인 판단보다는 여권 권력구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박 대표 사퇴냐, 유지냐 저울질=박 대표는 이달 말 대표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대표직을 가지고 재선거에 출마할 경우 '정권 중간 심판론'이 제기돼 이명박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대표직 사퇴 후 출마'는 당연하다는 게 여권 주류의 판단이다. 박 대표가 이달 말 사퇴하면 우선 주류 측 일각이 쇄신 차원에서 주장해온 전당대회의 '9월 조기개최'는 사실상 물 건너간다. 전당대회를 준비할 물리적 시간이 짧고 더구나 다음달 정기국회가 시작돼 전당대회를 치를 여유가 없다. 그러나 박 대표는 12일 "대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때가 되면 과감하고 의연하게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을 뿐 대표직 사퇴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어 "지금은 좀 정지작업을 해야 한다. 그게 지나면 결단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결국 당헌ㆍ당규상 내년 7월 열도록 돼 있는 정기 전당대회가 조기 개최되더라도 내년 2월쯤에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대표직 입성설(說)을 놓고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간의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도체제의 현상유지를 희망하는 친박계의 만류로 박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거나 사퇴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박계는 양산 재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여당 대표'라는 타이틀이 필요하다며 박 대표의 대표직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정몽준 대표직 승계-이재오 최고위원 복귀=당연직 최고위원까지 맡고 있는 박 대표가 대표직을 내놓게 되면 최고위원 자리에서도 물러나야 한다. 이 빈 자리를 메우는 문제는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그러나 9월 조기 전당대회가 사실상 어려워 당헌ㆍ당규대로 지난해 7월 전당대회 때 2위를 한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당연직 최고위원을 뽑는 '원포인트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필요하며 이 전 최고위원이 이 보궐선거를 통해 당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같은 관측이 빗나갈 가능성도 있다. 친박계가 박근혜 전 대표의 잠재적 경쟁자인 정 최고위원의 대표직 승계와 그동안 대립각을 세워온 이 전 최고위원의 당 복귀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 최고위원은 임기가 차기 전당대회까지 길어야 1년도 남지 않은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통해 당에 복귀하려면 1,000명 규모의 전국위원회 선출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당 복귀 시점을 내년 2월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 때까지 미룰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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