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부둣가 마피아' 여전히 활개

FBI, 뉴욕등 동북부 항구 7개 조직원 100여명 대대적 소탕<br>항만기업·노조에 불법 상납·리베이트 갈취 자행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시절 출현한 미국의 '부둣가 마피아'들이 지금도 활개를 치는 것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대대적인 소탕작전 결과 드러났다. 마피아 영화의 대표적 '대부'(1972년작)는 1930~40년대 뉴욕 일원의 마피아를 그린 영화로 영화제작 40여 년이 흐른 현재도 뉴욕 일원의 마피아들은 동부 최대 거점 항인 뉴욕ㆍ뉴저지 항만을 거점으로 암약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뉴욕과 뉴저지 등의 동북부 지역 항구에서 활동하는 마피아를 FBI단속을 계기로 집중 조명했다. 이들은 이른바 '마피아 세금(mob taxes)'으로 불리는 불법적인 상납 및 리베이트 등을 끊임없이 저지르면서 미 경제에 상당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뉴욕 일원의 청과ㆍ수산시장에는 아직도 마피아의 영향력이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BI는 지난 20일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총 7개 마피아의 조직원 100명 이상을 전격적으로 검거했다. 이날 소탕작전은 1994년 취임한 루디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강력 추진한 범죄와의 전쟁 이후 점점 줄던 조직범죄가 최근 경기침체를 틈타 급증했기 때문. 특히 건설 및 부두 관련 노조와 연루된 범죄와 부정부패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일례로 범죄조직들은 항만을 이용하는 기업들에게 요청하지 않은 청소나 수리 서비스를 받게 한 뒤 터무니없는 비용을 청구하는 수법으로 사실상 갈취를 자행하고 있다고 뉴욕 항만위원회는 지적했다. 특히 뉴욕 5개 마피아 중 하나인 '제노베세'는 항만 노동자들에게 매년 '성탄절 세금'을 상납 받아왔다. 항만 노동자들에게 일자리 보존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이러한 횡포를 벌인 것이다. 이와 관련, FBI는 제노베세가 항만 장악을 위해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와 결탁한 혐의가 있다고 공소장에서 밝혔다. 어용노조로 불리기도 하는 ILA의 일부 간부들은 연간 40만 달러의 급여를 받는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심각하다. FBI는 연간 1,000억 달러 규모의 화물이 오고 가는 뉴욕과 뉴저지 항구에서 범죄조직의 불법활동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수백만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전역의 항구를 대상으로 한다면 피해규모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로널드 골드스톡 뉴욕 항만위원장은 "뉴욕 항구가 선적과 하역 과정에서의 불법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물동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항만 기업들은 범죄조직들을 피해 인근의 볼티모어나 남부 플로리다의 항구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고 FT는 전했다. 뉴욕이나 뉴저지 항구가 다른 항구들보다 물류비용 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차라리 범죄조직에게 일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낫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FBI가 외부문제 보다는 항만 범죄조직 등 국내문제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요구한다. 뉴욕대 법학대학원의 제임스 제이콥스 교수는 "FBI가 국제 테러리즘 문제에 집중하면서 조직범죄 등 내부범죄의 해결에서 예전의 존재감을 잃고 있다"며 "지난 20일 대대적인 마피아 소탕작전은 이러한 우려를 다소 경감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