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자들은 부동산 매입시 흥정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전액 현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매도자 입장에선 최고의 고객이다."(미국 알래인 피넬 부동산중개회사의 마크 웅 부동산 전문가) 중국 부자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헐값이 된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부동산 사재기에 나섰다. 중국의 고속경제 성장, 부동산 경기활황 등으로 현금이 두둑해진 중국 부자들은 런던 중심가의 고급 빌라부터 경매에 부쳐진 미국 주택까지 해외 부동산의 큰 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점점 늘어나는 중국의 부자들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손을뻗어 전통적인 투자처인 호주, 캐나다는 물론 멀리 미국과 영국으로까지 투자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스캔싱톤, 웨스트민스터 등 런던 중심가에서의 중국인 부동산 매입은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전문하다시피 했지만 지난해는 부동산 매입금액이 1억1,650만파운드에 달했다.최근 중국 쓰촨성 성도 청두 출신의 한 사업가는 인터넷에서 미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고급 교외지역에서 매물로 나온 5개 방이 딸린 주택을 보고는 바로 전세기를 타고 날아와 350만달러를 주고 매입했다. 중국 부자가 해외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이들 선진국 부동산 가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헐값 수준으로 떨어져 있어 지금이 구입의 적기라고 판단하고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집값은 지난 2007년말 고점 대비 45%(중위수 기준)나 떨어져 있다. 런던 중심가의 부동산도 지난해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2008년 1월 고점에서 2009년 4월까지 16.5% 하락했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활황으로 중국 부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주머니가 두둑해지고 있는 것도 주요 요인이다. 과거에는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 출신들이 주로 해외 부동산을 구매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국 북부의 샨시성 등 신흥 지방 부자들도 해외 부동산 매입 붐에 동참하고 있다. 경제전문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중국의 억만장자는 지난 2008년 28명에서 지난해 64명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이들 자산의 총액도 438억달러에서 3배 이상 늘어난 1,332억달러로 급증했다. 지난주 발표된 연례 중국 부자 보고서인 '후룬 보고서'에서도 지난해 자산 1,000만위안이 넘는 백만장자들이 전년비 6.1% 증가한 87만5,000명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경상거래 외의 자본거래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기때문에 중구 부자들은 부동산 매입시 미국 등지의 해외 거래처를 편법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환관리법상 중국에서 바로 부동산 매입자금을 송금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 거래처가 부현지에서 부동산 매입대금을 지불한 이후에 무역 거래 등을 가장해 이들 거래업체에 매입자금을 송금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 등의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부동산을 파는 사람들은 중국인의 매입 자금이 어디서 나왔고 어떻게 송금되는지는 관심이 없다"며 "중국인들은 바로 현금으로 부동한 대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가장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병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