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증권사 현 직원들의 평균 근무기간이 평균 8년 정도로 주요 시중은행 행원들의 평균 근무기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황과 연봉조건에 따른 증권맨들의 잦은 이직은 널리 알려진 현상이지만 이로 인해 개별 증권사들에 중요한 무형자산인 고급 전문인력, 즉 인적 자본이 축적되지 않아 증권사 경쟁력 제고와 평판구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있다.
24일 국내 7대 대형 증권사들의 2005회계연도 사업보고서(2006년 3월말 기준)에기재된 이들 증권사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길어야 9년 남짓이며 7개 증권사 평균은 8.08년이다.
삼성증권이 고작 5.67년에 불과해 가장 짧았고 이밖에 ▲대우증권 7.99년 ▲우리투자증권 8.58년 ▲현대증권 9.03년 ▲한국증권 8.3년 ▲굿모닝신한증권 7.42년 등이었으며 대신증권이 9.58년으로 가장 긴 편에 속했다.
중소형 증권사는 더욱 짧아 ▲한양증권 6.8년 ▲신흥증권 6.2년 ▲신영증권 6.6년 등이었고 동부증권은 불과 3.52년이었다.
반면, 서울에 본점을 둔 6개 상장은행(상장 금융지주회사 산하은행 포함) 행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15.7년이었다.
기업은행의 평균 근속기간이 17.83년으로 가장 길었고 ▲국민은행 16.17년 ▲우리은행 16.42년 ▲통합전 조흥은행 16.75년 ▲외환은행 15.1년 등이었다.
하나은행은 11.9년으로 여타 은행에 뒤졌으나 이는 여행원들의 평균 근속기간이7.4년으로 짧았기 때문으로, 남행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여타 은행과 비슷한 수준인 16년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개별 증권사가 자체 인력육성보다는 사업확장에 나설 때마다 애널리스트나 기업금융, 국제업무 등 각 분야에서 경력과 평판을 갖춘 타사 우수직원들을 스카우트하는 방식의 인력충원이 일반적이어서 증시 활황철만 되면 고급인력들이 이 회사 저 회사를 돌고 도는 현상이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물론, 관련 팀 전체가 스카우트 대상이 돼 일시에 인력이동이 이뤄지는 바람에 인력이 유출된 회사의 관련업무가 지장을 받거나 또 다른 연쇄 인력이동을 불러오기도 한다.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몸을 옮기는 증권맨들을 탓할 수는 없지만 대형사들조차 평균 근속기간이 7∼8년에 불과할 정도의 잦은 이직은 금융투자회사로의 변신을 앞둔 증권사들이 고급 전문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무형자산으로 축적하기가 그만큼힘들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증권연구원 신보성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된 '증권산업의 인적자본 축적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에서 "효율적 근로자들이 너무 자주 소속 증권사를 바꿔 증권사 특유의 인적 자본이 축적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당연히 증권사 평판구축 및 경쟁력 제고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