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7 자동차시장 이것이 관심사

97년 국내시장을 놓고 벌이는 업계의 한판승부는 어느해보다 치열할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공급확대 속에서 판매부진과 재고누적이 초래할 필연적인 현상이라는 것. 이런 속에서 국내업체를 둘러싼 몇가지 변수가 주목을 끈다. 그 결과에 따라 시장판도가 크게 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올 시장을 살펴보자.○현대 시장점유율 50% 유지될까 정몽규 회장은 올해 취임 후 첫번째로 열린 영업소장회의에 참석, 『내수시장에 80만대를 판매, 5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자』고 강조했다. 이 목표는 현대의 지상과제가 됐다. 이의 달성여부는 회장이 첫번째로 강조하고 나선 약속의 실현이란 측면 못지않게 국내시장 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가 리더이기 때문. 지난해 실적을 보면 실현불가능한 목표는 아닌 것으로 인식됐던게 사실이다. 지난해 현대는 49%선를 차지했다. 올들어 10월말 현재 현대의 내수시장점유율은 45.1%로 지난해보다 5% 포인트가 감소했다. 97년에는 대우의 파상적인 공세와 쌍용의 참여 등으로 「내수 50%」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지만 현대는 다시 한번 이 목표를 밀어붙일 것이다. 관리직의 전진배치를 비롯 그룹차원의 지원책, 그리고 지난 21일부터 24개월 장기무이자할부의 결단을 내리는 등 그동안에는 없던 총력전을 전개하는 것은 이에대한 의지의 재확인으로 볼 수 있다. ○대우 승용차 1위 실현 가능한가 지난 18일 대우자동차는 라노스 시판 첫날(16일) 6천7백9대를 계약, 국내 단일차종 1일 계약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충격적인 목표」를 내놓았다. 『당초 소형차 시장의 40%로 잡았던 목표를 50%로 늘린다』는 것. 또 있다. 『내년도 승용차 내수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다』는 「내부목표」를 공식화시켰다. 이에대해 전체적인 평가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우도 「연간실적 1위」는 목표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 목표는 자기만족의 단순구호일까. 대우는 이런 지적에 펄쩍 뛴다. 『전체기록은 아니더라도 3대 주력차(라노스, J­100, V­100)가 모두 나오는 하반기부터는 월별 실적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3개 차종에서 평균 1만대씩 판매가 가능하며 여기에 티코가 가세한다면 월별 승용차시장에서 1위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대우의 입장이다. ○기아 내수시장 2위 고수할까 올 10월말 현재 기아의 내수시장점유율은 27.0%, 대우는 10.5%다. 이를 통해 보면 기아의 우세는 확실하다. 그런데 대우는 자동차와 중공업의 판매를 일원화하고 있다. 이를 합하면 대우의 점유율은 18.5%가 돼 여전히 기아에 뒤진다. 상용차에서 기아가 워낙 우위에 있기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는 일단 「승용차시장의 33∼35% 확보」를 내년도 목표로 공식화시켰다. 올해보다 두배 가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판매목표에서 잘 나타난다. 대우는 자동차 48만5천대, 중공업 10만5천대 등 59만대를 목표로 내세웠다. 기아는 54만대. 목표상으로는 대우가 5만대 많다. 그렇다고 이것이 시장역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기아가 비교적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든 반면 대우는 아직 변수가 많다. 신차의 전망이 아직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쌍용 승용차시장 진입 성공할까 쌍용자동차의 97년은 「운명의 해」다.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온 「고품질고가정책」의 완결판인 대형승용차(W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벤츠의 E클라스를 기본으로 도요타 렉서스, 크라이슬러 비전 등 세계 최고급 차량을 벤치마킹해 탄생한 차다. 손명원 사장은 『벤츠측에서도 놀라움을 표시할 정도』라는 표현으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다. 시판시기는 97년 10월, 배기량은 2천3백㏄가 넘는 대형이다. 쌍용은 고품질을 통해 초기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최근 대형시장에서 외제차의 판매가 급증하는 것은 쌍용의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초기의 품질관리에 따른 이미지정착 여부가 성패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박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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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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