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마치 족집게처럼… 김길태 무릎꿇린 '프로파일러의 힘'

은신처 · 검거시기 등 예측… "어느 순간 모두 자백할 것" 분석도 들어맞아

부산 여중생 이유리(13)양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김길태가 범행을 자백한 데는 범죄행동 분석요원인 프로파일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김희웅 사상경찰서장은 15일 이 사건의 수사본부가 마련된 부산 사상경찰서에서 브리핑을 갖고 "14일 거짓말탐지기조사와 뇌파조사 후 (김길태에) 큰 심경 변화가 있었다. 프로파일러 면담에서 마음을 돌렸고 평소 우호적 관계였던 수사관을 불러달라고 요청한 뒤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길태로부터 자백을 받기 위해 김길태의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12일 오후부터 피의자 신문조서 작성을 잠시 그만두고 프로파일러와의 면담 형식으로 조사를 진행했었다. 덕분에 수사관의 질문에 단답식으로만 진술하던 김길태는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감정표현을 자주 하는 등 심경의 변화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거짓말탐지기를 동원해 자백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프로파일러가 김길태를 상대로 고도의 심리전을 벌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거짓말탐지기가 거짓말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김길태의 '체념'과 뒤이은 자백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 프로파일러와의 면담에서 마음을 돌린 김길태는 평소 우호적으로 생각한 수사관을 불러달라고 요구했고 "그 수사관에게는 진실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 같은 김길태의 심경변화는 김길태가 어느 순간이 되면 범행을 모두 자백할 것이라고 한 프로파일러들의 예측과도 들어맞는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소속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경위는 김길태처럼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피의자는 합리적인 언행을 하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에 모든 것을 자백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 바 있다. 프로파일러들이 김길태의 은신처 위치와 검거시점은 물론 자백 가능성까지 족집게처럼 맞춤에 따라 강력사건에서 프로파일러들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권 경위는 앞서 지난 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장에 직접 가봐야 제대로 알겠지만 부근에 숨어 있고, 금방 잡힐 것이다"라고 예측했고, 한국일보는 그의 예측을 '김길태, 생활반경 좁아 집 근처 은둔 가능성 높다'(10일자 10면)는 제목의 기사로 단독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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