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아 나오더니… 달라진 마케팅 전략 '눈길'
불황기엔 감성을 파세요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조성진기자 talk@sed.co.kr
현대차, 아이돌 가수 초빙해 마케팅 행사백화점은 사진 콘테스트 등으로 고객몰이상품 홍보보다 구매충동 이끌어 매출 쑥쑥
최근 서초구에 위치한 센트럴시티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주최한 'PYL 오토 런웨이 쇼'가 개최됐다. 자동차 마케팅 행사였지만 무대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보아, 소녀시대 제시카 등 인기 아이돌 가수. 이들의 노래와 화려한 춤에 참석한 젊은 고객들이 열광했다.
불황으로 고전을 겪고 있는 산업계에 요즘 감성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들이 최근 들어 감성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여러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황에는 감성 마케팅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결국 직접 물건을 사라고 홍보하는 것보다 감성을 이용해 사고 싶은 충동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감성을 주제로 여러 계층에 자신의 브랜드를 심을 수 있고 이것이 결국에는 매출 증대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로 연결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감성 마케팅을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하고 덤으로 브랜드 인지도 제고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감성마케팅의 대표주자는 현대차. 현대차는 마케팅에 '자동차+알파(α)'를 잇따라 접목시키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연예기획사와 공동으로 'PYL 유니크 앨범'을 제작하는가 하면 공연을 통한 마케팅을 위해 COEX 아티움에 '현대아트홀'도 오픈하는 등 자동차에 감성을 결합해나가고 있다.
현대아트홀은 '유키 구라모토&이루마' 피아노 협연, '현대아트홀 러시아워 콘서트' '싼타페 록 페스티벌' 등이 잇따라 열리면서 소비자들과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후장대 업종도 예외는 아니다. 포스코는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한 '친친 프로젝트'를 통해 소비자들의 감성을 파고들고 있다. 이 외에도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후미진 곳을 새롭게 바꾸는 '공간 바꾸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친숙한 기업 이미지를 심어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철강이라는 무거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감성 기업으로 각인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백화점들도 불황 타개 일환으로 감성을 주요 테마로 내세워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은 최근 주한영국대사와 부대사 내외, 런던올림픽 메달리스트들과 함께 '007 스카이폴' 시사회를 진행해 고객몰이에 성공했다. 올 들어 롯데는 비틀즈 멤버 4인의 친필 사인이 담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경매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감성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가을 정기 세일 동안 전국 14개 점포에서 추억 마케팅의 일환으로 모녀모델 사진 콘테스트를 진행해 고객의 호응을 받았다. 행사에는 모녀 사이를 비롯해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대거 참여해 매장 방문고객수가 10~15%가량 늘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외자녀 세대가 많아지면서 올해에는 처음으로 엄마와 아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 규정을 바꿔 고객이 더 몰렸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감성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감성 마케팅 덕에 기존 카드업체에 비해 후발주자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빠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인디밴드 및 음원유통 시스템 구축을 위해 뮤직 사이트를 오픈했고 인디 음악의 중심인 홍대에 음악 감상은 물론 공연까지 무료로 볼 수 있는 팝업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