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3월 16일] 유능한 교사와 무능한 교사

독일 시인 한스 카로사가 "인생은 만남이다"라고 말했듯 인간은 만남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여러 만남 중에서 특별히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은 단연 사제 간 만남이다. 오마하의 현인이자 세계 최고 투자자로 꼽히는 워런 버핏을 말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그의 투자 철학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과 질적 분석의 토대를 마련해준 필립 피셔, 마지막이 버핏의 영원한 파트너 찰스 멍거다. 버핏은 지난 1950년대 당시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그레이엄에게 가치투자를 배웠고 그레이엄이 은퇴하기 전 그의 투자회사에 애널리스트로 입사했다. 버핏은 그에게 배운 재무제표를 통한 계량적 분석을 기본으로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우량주를 찾아내 매수해 갑부가 됐다. 버핏은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책을 쓴 피셔를 직접 찾아가 성장주의 기본적 개념을 배웠다. 젊은 시절 가치투자 전략만을 고수해 싼 주식을 찾아 다녔던 버핏은 멍거를 통해 성장주에 눈을 돌리게 됐다. 이로써 더 큰 수익을 내게 됐다. 이처럼 누구를 만나 배우는가는 한 사람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교사의 질이 학생 학력의 관건임을 보여준 최근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부진한 학생도 2~4번 연속으로 유능한 교사에게 배우면 실력이 늘지만 무능한 교사에게 연속으로 두 차례 이상 맡겨진 학생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특히 무능한 교사가 소수인종 빈곤층 학생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아 백인 학생과의 학력격차도 심하다. 최대 문제는 미국 공립학교 교사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매킨지에 따르면 교사 절반 이상이 고교시절 대학진학 가능자 중 성적순위 하위 3분의1에 해당했다. 무능한 교사를 해고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자질이 부족한 무능 교사를 퇴출하는 등 교단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교사의 자질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는 유능한 교사가 높은 연봉을 받는 학원으로 빠지는 사례를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유능한 교사 확보가 필수조건이다. 이들이 공교육 현장을 외면하지 않도록 교육계가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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