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인호 신한은행장

"2006년까지 은행권 2위 오를 것"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결국 신한은행은 출범 20년 만에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우량은행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신한금융그룹의 중심에 서서 금융서비스의 품질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이인호 신한은행장은 신한지주사 사장단회의를 바쁘게 마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신한금융그룹과 신한은행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갈지, 핵심경쟁력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행장은 "신한그룹 자회사들은 2006년까지 은행 2위, 카드ㆍ증권 3위, 투신 5위 등 각 업종별로 '규모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며 "방카슈랑스ㆍ소비자금융 등 새로 설립할 자회사와의 연계 서비스와 교차 판매를 통해 '가장 편한 금융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시중은행과의 합병에 대해서는 "우량은행간 합병인 만큼 시장원리대로 풀어나가야 될 것"이라면서도 "합병이 성사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어느 덧 '청년 은행'으로, 한국금융의 중추로 성장했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창립멤버로 신한은행에 들어와 벌써 20년이 흘렀습니다. 그 때도 '신한은행'이었고 지금도 '신한은행'이지만 은행의 내용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3개의 점포와 279명의 임직원으로 출발한 신한은행은 지금 은행권 '빅3'에 올라섰습니다. 직원수 4,400명에 341개 영업점을 거느리는 대형 우량은행으로 성장한 것이지요. 출범 당시 금융계 안팎에서 일었던 냉소적인 시각도 이제는 '부러움'으로 바뀌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신한금융지주회사로까지 발전했지만, 은행을 제외하고는 다른 계열사는 경쟁력이 좀 뒤쳐져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를 지켜봐 주십시오. 분야별 경쟁력강화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오는 2006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국내기준으로 은행은 2위권, 증권과 신용카드는 3위권, 투신은 5위권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 무섭게 변신할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신한금융지주사가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은행과 다른 자회사들의 조화있는 성장이 필수적입니다. 비은행 자회사들이 짧은 시간 안에 은행과 균형을 맞추려면 인수ㆍ합병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우선 굿모닝증권을 인수해 신한증권과의 합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한카드도 분사했으며, 소비자금융ㆍ방카슈랑스ㆍ신용정보회사 등 새로운 자회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각 사업체들의 체질을 강화할 경우 4년뒤 신한지주회사의 시너지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신한은행도 대금업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은행이 대금업을 한다는게 우리 정서에 맞지 않고, 비난여론도 적지 않은데요. ▲은행이 너무 영세한 시장까지 침투한다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소비자금융 사업은 수익사업으로서의 목적 보다는 그룹차원의 전략적 목적이 더 큽니다. 은행에서 신용평가가 어려워 대출이 쉽지 않은 사회초년병이나 영세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소액대출을 지원하고 점차 신용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은행고객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전략입니다. 사금융을 공금융으로 전환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권도 국제화를 통한 경쟁이 날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의 국제화전략이 궁금합니다. ▲저희 신한금융그룹은 프랑스의 BNP파리바와 종합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금융의 경우 이미 BNP파리바그룹과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하고 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은행창구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이른 바 방카슈랑스부문에서도 BNP 파리바그룹계열의 카디프생명보험과 초기 자본금 300억원 규모의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로 하고 지난 5월 '(가칭)신한카디프생명보험'이란 상호로 예비허가를 받은 상태입니다. 오는 8월 중 본인가 신청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투신운용부문에 있어서도 이미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신한금융그룹은 한국적인 금융관행과 세계초일류의 금융기법이 상승작용을 해 초우량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주가만을 놓고 보면 신한금융지주회사가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해 보입니다. ▲신한지주사의 주식수가 상대적으로 많은게 핸디캡입니다. 물량이 많은 점을 감안해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한금융그룹의 내실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지요. 그러나 많은 해외펀드들이 신한지주사 주식을 장기투자용으로 편입해놓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만큼 해외기관투자자들은 신한은행의 미래를 밝게보고 있다는 의미지요. 앞으로 은행 이외의 사업부문을 강화하고 종합금융서비스체제가 틀을 잡아가면 주가는 제 값을 받을 것입니다. -요즘 은행들의 서비스를 보면 고만고만한 것 같습니다. 신한은행의 경쟁력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고객들은 다양하면서도 양질의 서비스를 원합니다. 신한금융지주회사에 속해 있는 신한은행과 관계사들은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제휴 파트너인 BNP파리바의 노하우와 증권, 카드, 자산운용, e뱅킹 등 모든 부문의 금융서비스가 신한은행에 한묶음으로 결합돼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한지주사가 지난해와 올해의 핵심사업으로 추진해온 '원포탈 영업기반구축'의 핵심입니다. 거액 예금주 입장에서도 신한은행은 매력적인 곳입니다. 다른 시중은행과는 달리 개인금융 서비스만 전담하는 점포가 250개나 됩니다. VIP들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도 가정 먼저 시작했습니다. 8월 중에는 강남지역에 프라이빗 뱅킹(private banking)센터를 열 계획입니다. 금융서비스 뿐만 아니라 손님들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신한금융그룹의 경쟁력이지요. -다른 우량은행과의 합병작업이 요즘에는 좀 조용한 것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한미은행과의 합병문제지요. 현재 합병을 한다, 안한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상황이 아닙니다. 덩치가 큰 두 은행이 합병을 하기까지는 여러가지 요인을 감안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이뤄진게 없습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접촉해왔지만 아직 뭔가 접점을 찾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장은 크게 변화할 것입니다. 그러면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이뤄질 것입니다. '시장원리'로 풀어갈 일이지요. -신한은행 발전에 재일교포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좀 뜸해진 것 같은인데요.. ▲출범 초기 성장과정에서 여러 번의 위기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재일교포 주주들의 직ㆍ간접적인 지원과 경영진에 대한 확고한 신뢰로 모든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지난 해 신한은행 주주에서 지주회사 주주로 전환했지만 주주구성에는 변동이 없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이 있었지만 그들의 신한은행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 위치와 역할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은행이 주5일 근무를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지요. ▲은행산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차분합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성숙했다는 의미겠지요. 신한은행은 토요일 28개의 거점점포와 2개의 전략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확대하고 현금인출기를 최신 기종으로 늘려 나가는 등 고객들이 불편 을 덜 느끼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토요휴무를 건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또 다른 고민거리 입니다. 복지시설을 확충하고 레포츠와 관련된 사내 동호회에 지원을 늘릴 계획입니다. 그 동안 어학과 컴퓨터 강좌에 한해 지원하던 연수비도 직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계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리=성화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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