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업과 더불어] '경영닥터제' 치료로 매출·성장 탄탄대로

대기업 출신 CEO·임원들 노하우 전수<br>기술·경영혁신 통해 경쟁력 끌어 올려






소형정밀 사출성형 기술에 기반을 둔 전장ㆍ기능 부품업체 삼천산업은 86년 설립된 이래 세탁기와 드럼세탁기의 방진기구, 도어록 스위치, 수준기 등을 생산해 국내와 일본 가전업체 등에 공급하고 있는 탄탄한 중소기업이다. 국내 LG전자와 일본의 마쓰시타전기와 산요 등에 납품을 하며 꾸준히 성장해 현재는 연간 200억원대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매출 구조와 기술력 등에도 불구 회사 경영진에게는 점차 고민이 늘어갔다. 과거의 투자 성과에 안주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2007년부터 매출 성장이 점차 둔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당장 드러난 문제점은 없는데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추가 기술개발과 미래의 사업방향이 이 현실에 만족하고 있다는 인식은 점차 불안 요인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변화의 필요와 의지는 강한데 방향타와 전략이 없이 고민하던 중 이 회사는 전경련의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운영하는 '경영닥터제'에 대해 알게 됐다. 경영닥터제란 고객사인 대기업이 추천하는 중소 협력업체에 대해 대기업 퇴직 CEO 및 임원들로 구성된 전경련의 경영자문단이 6개월 안팎의 중장기적인 자문을 제공하는 제도다. 경영 자문을 맡은 경영닥터는 비상근 고문으로서 직접 협력업체의 현장에서 경영현황을 점검하고 마케팅이나 재무,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인사시스템 구축 등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제시하게 된다. 월 한 차례 이상은 현장 자문을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현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한 데다, 6개월간의 경영닥터를 마친 이후에도 비즈니스 멘토링을 통한 후속 자문이 가능하다. 고객사인 LG전자로부터 추천을 받은 삼천산업은 2009년 3월부터 경영닥터제도에 참가, 경영자문단에 속한 '경영닥터'의 자문을 받아 쇄신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문제시됐던 중장기 비전 수립과 매출목표 달성을 위한 타깃전략 수립에 나선 이 회사는 2014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정립했다. 또 목표관리제와 평가제도 도입 등 통합 경영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함으로써 생산비 절감 및 가격경쟁력 확보도 가능해졌다. 안정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던 당시 이 회사의 2011년 매출 목표는 308억원이었지만 경영시스템를 새롭게 한 이후 새로 수립한 목표는 23.3%나 상향조정된 380억원에 달한다. 회사측은 "수년 간의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경영닥터의 도움으로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회사의 대외 이미지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IT업체인 호서텔레콤 역시 경영닥터제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통신ㆍ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이 회사는 제품의 안정성과 경영시스템 부족, 구체적인 비전 부재고 고민하던 끝에 고객사인 포스코건설의 추천으로 경영닥터의 자문을 받게 된 경우다. 기술생산 품질과 정보화에 중점을 둔 경영자문을 받은 이 회사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수립과 함께 최적의 생산공정 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경영혁신을 추진, 매출은 작년 287억원보다 100억원 가까이 늘어난 380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22억원에서 올해는 60억원으로 무려 17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경영닥터 자문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중소 협력사들이 늘어나면서 경영닥터 참가업체는 해를 거듭할수록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문성이나 내부경영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협력업체는 대기업 출신의 퇴직 임원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전문 경영노하우를 접하게 됨으로써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고, 추천 대기업은 협력업체의 역량 강화를 통해 제품력을 높일 수 있는 '윈-윈'시스템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07년 삼성전기와 협력업체 3곳의 참여아래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경영닥터제는 2008년 이후 해마다 1, 2기를 배출하며 현재까지 총 32개 대기업과 62개 협력업체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최근 발대식을 갖고 활동에 돌입한 2010년 1기의 경우 11개 대기업과 20개 협력업체로 참여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 전경련 중기협력센터 관계자는 "발생비용은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전액 부담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부담없이 경영 자문을 받을 수 있고 추천 대기업은 경영자문의 성과분석 및 결과 이행 지원 등을 통해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게 된다"며 "대기업과 협력중소기업, 경영자문단의 삼각 협력체제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맞춤형 상생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영닥터제는 대기업이 경쟁력과 잠재력을 인정하는 협력업체들이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 줌으로써 매출 1,000억 안팎에 발생하기 쉬운 생산성 정체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협력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경영닥터제 참가 협력업체는 연간 매출 평균 290억원, 종업원 수 11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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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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