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가 올해 미국 시장에서 쾌속 질주를 이어가면서 판매목표까지 상향 조정했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직은 미국 공장 증설 계획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1일 오후 미국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 회장은 미국 공장 증설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미국에 힘을 더 실어줄 계획이 없냐"는 물음에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사업이 잘 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실적호조가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와 일본 대지진 등이 잇따르면서 일본 업체의 실적이 악화된 영향도 있는 만큼 단기실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해석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정 회장은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관련, 판매목표를 높여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아직"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미국 판매ㆍ생산법인을 방문한 자리에서 '품질 고급화'를 강조하며 미국 시장 판매목표를 기존 101만대에서 105만7,000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미 미국 공장 가동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판매 목표까지 올려 현대ㆍ기아차의 미국 신공장 증설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날 정 회장이 제2공장 신축에 대해 '아직' '장기적'이라고 표현했지만 하반기 판매 현황 등에 따라 생산시설 확충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정 회장의 귀국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성이ㆍ명이ㆍ윤이 등 세 딸, 사위인 선두훈 대전 선병원 이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과 설영흥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회사 임원들이 마중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