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4월 30일] 첨단복합의료단지 유치전쟁

정부가 오는 2038년까지 총 5조6,000억원을 투자해 세계적 첨단의료단지를 조성하게 될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입지선정이 6월 최종 확정된다. 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사업 계획 발표 이후 3년여간 진행된 10여개 지자체 간 유치전이 판가름 나게 된다. 정부는 앞서 입지를 복수로 하자는 의견도 개진한 바 있으나 융합제품개발과 규모의 경제를 위해 의약품과 의료기기 분야를 한곳에 두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민간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해 한 곳만 선정하기로 했다. 따라서 5~6월 2개월 동안 유치의사를 밝힌 지자체 간의 숨 막히는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자체 간 과열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공모방식 대신 중앙정부가 파악할 수 없는 자료만 지자체에서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후보지 평가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첨단의료복합단지위원회와 별도로 평가단을 구성ㆍ운영해 후보지 평가를 실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첨단의료복합단지유치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지자체들에 정부의 과열경쟁 방지조치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칫 과거 국책사업 후보지를 선정했던 때처럼 정치적 입김까지 더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더욱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지자체 단체장들은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모든 것을 던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뚜렷한 성과를 내야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가 마를 지경이다. 유력 후보지의 단체장 대부분이 집권 여당이라는 한 지붕 아래 살고 있지만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이유다. 정부 또한 부담이 크기는 매한가지다. 한곳만 빼고 모두 탈락시켜야 하니 탈락 지자체와 지자체 주민들의 반발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입지선정에 나서야 한다. 아주 조그만 부문에서라도 불공정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도록 치밀하고 합리적으로 선정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또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사업이 지역발전을 넘어 국가의 발전을 위해 추진되는 국책사업이니만큼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래 한국의 성장동력기지를 조성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상당수 지자체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위해 그간 많은 땀을 흘려왔다. 이제 이러한 노력의 성과물이 평가를 받는 일만 남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기꺼이 수용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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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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