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 타계] "내가 죽거든 살던 집 허물라" 유언

국가 성지 지정되면 개발 제한 등 이웃에 피해

일반 항공편 이용 등 검소·청렴

엄격한 법집행 부정부패도 일소

"내가 죽거든 살던 집을 허물어라."


23일 타개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지난 2011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유언이다. 자기가 살던 집이 국가 성지로 지정되면 주변 집값이 하락해 이웃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는 "내 집이 남으면 주변에 높은 건물들을 세울 수 없게 되지만 내 집이 철거되면 도시계획이 바뀌어 주변 건물들이 높아지고 토지 가치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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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치레보다 실용성을 중시한 리 전 총리는 누구보다도 검소하고 청렴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재직기간 내내 일반 항공편을 이용하고 가족과 친인척이 이권에 연루되지 않도록 항상 주위를 깨끗하게 정리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총리에 오른 뒤에도 70세가 넘도록 작은 시계수리점을 운영했다.

부정부패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는 청렴을 국가 운영의 최우선 덕목으로 삼고 꾸준히 법과 제도를 정비했다. 외부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1960년 총리 직속 부패행위조사국(CPIB)을 세워 공무원들을 단속했다. 엄정한 잣대는 그의 최측근이자 절친한 친구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됐다. 그의 재임 시절 싱가포르는 '벌금 공화국' '태형의 나라'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법과 제도도 엄격하게 적용했다.

하지만 리 전 총리가 채찍만 가한 것은 아니다. 1994년에는 공직자 연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 높은 임금이 보장되자 자연히 뇌물수수 등 비리도 사라졌다. 이 같은 강력한 부패방지정책 덕에 싱가포르는 매년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하는 국가부패지수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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