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나도 女사장님 될까"

소자본 20~30대창업 늘어 틈새 공략…여성창업시대가 활짝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여성들은 이제 더 이상 가정에 안주하는 대신 스스로의 경제적인 독립과 자아실현을 위해 창업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 여자 사장은 100만명을 넘어섰다.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함께 새로이 기업을 창업하는 여성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정보통신,건설,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여성 창업은 최근 몇 년간 매년 20% 가까이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최근에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직장 여성 가운데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려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 창업자의 평균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박푸르미씨는(27) 지난 99년 수의학과를 졸업한 직후 애완동물병원을 열었다. 그는 좁은 취업문을 거쳐 '샐러리 우먼'생활을 택하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보다 빠른 시일내에 입지를 굳히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정했다. 대학 재학 중 창업동아리를 통해 익힌 이론을 익힌 탓에 창업에 대한 두려움은 그리 크지 않았다. 5년간 은행원으로서 캐리어를 쌓아 온 유경희씨(35)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인테리어 소품점을 창업했다. 평소부터 디자인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공부한 탓에 독창적인 이미지로 독특한 스타일의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겠다는 자신감을 불태웠다. 유씨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에 보증금 1,500만원, 월세 40만원에 점포를 마련했다. 그는 자신의 적성과 취미에 대한 엄밀한 분석과 함께 치밀한 준비를 거쳐 단기간에 창업에 성공한 사례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의 여성 창업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경우 여성의 창업이 남성에 비해 2배나 빨리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과 비교하면 국내 여성의 창업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나 앞으로 여성의 창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창업개발연구원 유재수 소장은 "여성들사이에서 창업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어 앞으로 소자본창업시장에서 여성은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의 창업 성공률은 75%로 남성의 20%보다 훨씬 높다. 또한 남성들이 사업을 주도하면서 간과해 온 분야가 적지 않아 여성들로서는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흔히 10명이 창업하면 성공하는 사람은 2~3명에 불과하다는 게 통설이다. 여기에는 여성도 예외일 수는 없다. 여성이 창업을 통해 성공하려면 ▲업종 및 입지 선택 ▲시장조사 ▲자신의 적성 및 재능에 대한 객관적 평가 ▲기본적인 자금 확보 ▲가족들의 지원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업종과 입지 선택은 창업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본사의 마진율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기존 창업자들의 한결 같은 충고다. 또한 아무리 유망 업종이라고 해도 입지 환경을 고려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철저한 시장조사도 빠트릴 수 없다. 흔히 여성은 남성보다 사회활동이 적어 실물경제에 대한 감각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인테리어 공사를 발주하거나 제품을 사들이면서 바가지를 쓰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특정 업종에 대한 계절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들고 다니며 마시는 커피점의 경우 겨울에는 매출액이 뚝 떨어진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조건일 수 있다. 적성을 곰곰이 따져 본 후 자신에게 잘 맞는 업종을 골라야 한다. 연합창원지원센터의 지재희소장은 "술 한잔도 못하는 사람이 맥주집을 차리거나 수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퀄트전문점을 시작하는 것은 무거운 배낭을 메고 마라톤 경기에 참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어 말했다. 창업 후 일정 기간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유자금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은행돈을 싸게 빌릴 수는 있다. 하지만 전체 창업자금 중 자기 자본 비율을 80%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족들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여성의 창업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을 시작하는 여성들은 사업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가족의 이해와 협조가 없다면 여성의 창업 성공은 그만큼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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