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스마트 쇼핑 지고 막차 쇼핑 뜬다

백화점 할인 행사 최대 실적… 경기 불황에 소비 행태 변화


서울 합정동에 사는 직장인 우재오(35) 씨의 취미는 백화점 쇼핑이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우 씨가 요즘은 백화점에서 신상품을 출시해도 꼼짝하지 않고, 정기 세일 기간에 원하는 상품이 할인돼도 구입하지 않고 참는다. 세일 이후 백화점이'떨이'행사에 나서면 그제서야 우 씨는 지갑을 연다.


경기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쇼핑행태가 바뀌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가격을 비교해보고 물건을 구매하는 '스마트 쇼핑'에서 가격이 최대한 내려갈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막차 쇼핑'(last-minute shopping) 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제 값을 주고 사는 게 바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현상은 백화점 할인 행사 실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8일 본점 9층에서 진행한 구두·핸드백 할인전이 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진행한 할인 행사 중 최대 실적이다.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본점 할인 행사의 모든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면서 "명품 행사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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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핸드백 할인전에는 텐디, 소다, 미소페, 빈폴, 닥스, DKNY 등 유명 구두·핸드백 브랜드 36개가 참여했다. 물량은 대부분 5만~7만원대의 초특가 상품 위주로 40억원 어치를 준비했다. 판매대 170개에 근무인원 200명이 투입될 정도로 대규모였다.

롯데백화점은 당초 이 행사의 매출 목표로 10억원 가량을 기대했다. 평소에 이런 행사는 물량의 25% 정도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행사 첫 날부터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4일 하루 매출만 8억원이 나와 목표 매출에 거의 임박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물량을 50% 늘려 20억원 어치를 더 공수해왔다. 재고가 쌓여 울상이던 협력업체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롯데백화점은 점포별로 할인전을 확대 진행키로 했다.

본점은 오는 14~17일 '루치아노 최·부르다문 라이벌전', '마담포라·제이알 라이벌전'을 동시에 진행한다. 20억원 규모의 이번 행사에는 총 1만여점의 상품이 준비되며 바지 3만원, 블라우스 7만원 등 균일가로 판매된다.

잠실점은 15일까지 'SUOP·스위트숲·비지트인뉴욕 초특가 상품전'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패션브랜드인 동광그룹이 약 7 년만에 진행하는 20억원 규모의 초특가행사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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