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씨, 엔젤투자자 위장 평창 경영권 강탈
검찰, 동방금고 수사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이덕선)은 5일 정씨가 인터넷 검색엔진업체인 미국 알타비스타와 합작을 추진하던 평창정보통신의 경영권을 사실상 빼앗고 주식을 담보로 잡혀 사채자금을 끌어들인 뒤 4~5개 벤처기업 주식을 매집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이 평창정보통신에 75억원을 대출하면서 담보로 잡은 이 회사 주식 200만주 중 142만주를 임의처분한 혐의도 포착, 수사중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정.이씨가 올 2~10월 15차례에 걸쳐 담보주식 27만주를 4만1,500~3,300원에 처분한 내역이 담긴 증권예탁원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ㆍ이씨는 작년 5~10월 평창정보통신에 유망 벤처에 선의로 출자하는 `엔젤투자가'인 것처럼 접근, KDL창업투자와 동방금고를 통해 장외시세 2,3만원을 호가하던 평창주식 488만주를 담보로 잡거나 인수한 뒤 이씨가 운영하던 팩토링업체ㆍ부티크등을 통해 재담보로 잡히거나 매각하는 방법으로 수백억원대 사채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평창에서 이들에게 넘어간 주식은 동방금고 담보 200만주와 정씨가 대주주인 KDL창투 120만주, 정씨 개인 15만주, 이씨 개인 100만주 등이며 현재 이들 수중에 남은 주식은 정씨 개인 8만1000주와 동방 담보 52만주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이씨로 부터 빌린 거액의 사채자금을 자신이 올 7월부터 비밀리에 설립을 추진해온 인터넷 지주회사 디지탈홀딩스 출자금과 장외의 다른 벤처기업 M&A를 위한 주식매입에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특히 사설펀드를 활용해 또다른 검색엔진업체 E사와 의류업체 N사, 화학업체 L사 등의 주식을 집중 매집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정씨는 평창과 알타비스타의 합작조건에 따라 올 7월 동방 등에 잡힌 평창주식 250만주를 개인명의로 매입키로 계약을 체결, 1대주주가 된 뒤 평창 유준걸 사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사채업자들을 동원해 `위력'을 과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함께 평창측이 2차례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다 철회했던 지난해 12월과 올 3월 정씨가 주식을 처분해 시세차익을 남겼을 가능성과 소액투자자들을 상대로 공개매수를 추진하던 올 8월 일본 모 캐피털로부터 거액의 외자를 유치한다는 소문을 퍼뜨려 3,000원대 평창 주가를 한때 1만5000원까지 끌어올렸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종열기자yjyun@sed.co.kr입력시간 2000/11/05 17:37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