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 안보상황이 한국과 미국ㆍ북한과 중국 등 전통적 우방들의 관계가 서로 강화된 데 따른 힘의 균형으로 안정적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유연화에 힘입어 차츰 증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한반도 정세보고서'에 따르면 4ㆍ4분기 한반도안보지수(KPSI)는 53.37로 지난 3ㆍ4분기의 49.27에 비해 크게 오르며 지난 2009년 4ㆍ4분기의 53.6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KPSI는 삼성연이 한국과 미국ㆍ일본ㆍ중국ㆍ러시아 등 5개국의 전문가 40여명에게 설문조사를 벌여 한반도 안보지수를 수치화한 것으로 50 이상은 '긍정적', 그 미만은 '부정적'을 의미한다.
삼성연은 한미는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군사동맹 강화, 북중은 경제협력 강화 등으로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 내년 1ㆍ4분기까지 세력균형에서 비롯된 안정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1ㆍ4분기 KPSI는 52.61로 예측됐다. 실제 4ㆍ4분기 '한미관계' 지수는 77.38로 28개의 전체 조사항목 중 가장 높았으며 '북중관계'도 65.48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현재 '미중관계' 지수는 올 들어 가장 낮은 40.48로 환율ㆍ통상 등 양국의 마찰은 수면 위로 표출됐지만 한반도 상황 관리에서는 이해의 균형을 유지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반도 안보의 최대불안 요인인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 지수는 30.95로 여전히 매우 낮았다. 한국 내부의 '정치사회적 안정성'과 '경제적 안정성'이 각각 42.86과 44.05으로 기준선을 밑돈 점도 안보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삼성연은 지적했다.
동승용 삼성연 경제안보팀장은 "내년도 한반도 정세에서도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과 함께 기존 한미관계와 북중관계의 흐름 등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북한은 내년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김정일 70세, 김정은 30세 등 빅 이벤트들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