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도체·車·LCD "없어서 못판다"

한국 대표제품에 주문 폭주…공장 풀가동해도 물량 못맞춰<br>애플·MS 등서 반도체 입도선매


"가동률은 의미가 없습니다. 공장을 풀가동해도 주문물량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 "주중 잔업에 특근까지 계속되고 있지만 대기고객이 많아 일부 차종을 주문한 고객은 보름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현대차 관계자) 국내 액정표시장치(LCD) 업계는 최근 고객들의 주문물량 중 80%만을 공급하고 있다. 공장을 풀가동해도 요구물량을 모두 납품할 수 없기 때문이다. LCD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즘 TV 구매고객은 주문 후 1주일 이상 기다려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대차 울산5공장은 거의 풀가동되고 있지만 투싼ix를 계약한 고개들은 적어도 2주일을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반도체ㆍ자동차ㆍLCD 등 대한민국 대표제품의 생산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업체들은 100% 가동률이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고 자동차 업계 역시 현대차와 르노삼성의 경우 지난 3월 가동률이 100% 안팎에 달했다. 내수는 물론 수출주문도 급증하면서 공급물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장 가동률이 극대화됐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급부족이 가장 심각한 곳은 LCD 업계. TV패널은 물론 모니터ㆍ노트북용 등 전품목에서 '쇼티지(shortageㆍ공급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모두 비슷한 사정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풀가동을 넘어 월별 가동률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라며 "굳이 가동률을 따지면 올 들어 100% 이상의 가동률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A회사가 패널 100개를 주문하면 실제로 줄 수 있는 물량은 80개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대만ㆍ일본 등의 경쟁업체보다 기술력이 월등히 앞서 애플ㆍMS 등 주요 거래처에서 '한국산 반도체'를 입도선매, 주문물량을 맞추지 못하는 형편이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할 수 있는 데까지 풀가동하고 있다"며 "이렇게 해도 고객이 10개를 주문하면 6개밖에 공급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히 DDR3의 경우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공급물량은 매우 부족하다"며 "최소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초과수요 현상이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TV생산공장도 풀가동 자체가 의미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삼성과 LG전자가 글로벌 TV시장 1위와 2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내수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TV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결국 밀려드는 주문에 패널 부족까지 겹치면서 공장을 아무리 돌려도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이 TV를 주문하면 도착하기 전까지 최소 1주일 이상 소요된다"며 "TV 주문과 동시에 물품을 수령하는 것은 꿈도 못 꾼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도 공장 가동률이 100%에 육박할 정도로 생산량 증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3월 공장 가동률(쌍용차 제외 4개사)은 92.9%에 달했다. 지난해 3월의 60.2%보다 무려 32% 이상 상승했다. 현대차의 경우 99.6%로 사실상 풀가동되고 있으며 르노삼성은 102.1%로 생산인력의 추가 투입이나 라인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아차는 3월 88%의 공장가동률을 보였지만 포르테와 포르테쿱을 생산하는 화성2공장과 K7ㆍK5를 생산하는 화성3공장의 가동률은 각각 99%, 98%에 달했다. 현대차는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투싼ix를 생산하는 울산5공장의 경우 주중 주야 각 2시간씩의 잔업에 주말 특근까지 해가며 라인을 돌리고 있지만 고객이 계약 즉시 차를 받기는 힘들다. 울산공장 관계자는 "투싼ix의 경우 적어도 2주 이상은 기다려야 출고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공장이 하나뿐인 르노삼성은 주문물량 소화가 더욱 힘든 형편이다. 회사 관계자는 "뉴 SM5 계약고객은 2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3월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30.5% 늘었고 완성차 5개사의 수출은 47.5%나 증가했다. 내수는 경기회복과 신차의 인기가, 수출은 미국 및 서유럽 시장 회복이 판매량 증대를 견인했다. 자동차 업계는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돼 당분간 공장 풀가동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라인 증설 등 생산량 증대를 위한 대책마련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올 상반기까지는 내수 및 수출 판매량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하지만 설비증설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혼류생산 확대나 시간당 생산대수 조절 등으로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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