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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배경은?
-불출마 30인 요구에 선당 후사 결정을 위한 것 평가 나와
-일각에서는 전대 2~3위 가능성 제기로 조기 불출마 시각도
정세균 새정치연합 의원이 26일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불출마를 결정했다. 당초 문재인·박지원 의원과 함께 당권 경쟁을 두고 막판까지 불꽃 튀는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 정 의원의 불출마 결정인 만큼 새정치연합의 당권 경쟁 구도에 던져질 파장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혁명적 수준의 혁신과 통합에 도움이 된다면 이 당의 문지기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의 혁명과 승리를 위해 작은 밀알이 되기로 했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 등 이른바 빅3의 불출마 요구를 강하게 주장해 온 당내 30명 의원의 요구에 결국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정 의원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선당 후사’를 위한 결정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정 의원은 지난 2008년 당 대표 시절, ‘선당후사’라는 말을 가장 처음 사용한 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지난 2009년 민주당 대표로 두 번의 국회의원 보궐 선거를 치를 당시 자신의 사람을 단 한 명도 공천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계파를 아우르는 공천으로 인해 오히려 정 의원과 가까운 지인들이 피해를 봤다고 할 정도로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공천에서 철저히 배제했다. 2009년 보궐 선거 공천을 받은 사람은 김영환 의원과 이찬열 의원, 홍영표 의원 등이 꼽힌다.
따라서 본인 스스로 계파 정치와는 거리는 둔 정치활동을 해 온 만큼 빅3 불출마 요구에 상당히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는 게 주변 측근들의 전언이다. 그의 한 측근은 “정 의원은 스스로가 계파 정치와는 무관하게 정치생활을 해온 점에서 자부하고 있는데, 갑자기 계파정치의 수장인 것처럼 낙인이 찍히는 것에 상당히 서운해했다”며 “하지만 본인이 평소 입버릇처럼 얘기하던 선당 후사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당선될 확률이 높지 않아 대의명분을 통해 전당대회 경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당 대표 경선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박지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문재인) 간의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불출마 요구가 경선 불출마의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정 의원이 불출마 결정에 앞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 얘기를 들었다”면서 “당 대표 경선에서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데 2~3등 할 것이면 차라리 나가지 않는 게 좋다는 조언을 한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창일 의원 등 빅3 불출마를 요청한 의원들은 정 의원의 결단을 환영하면서도 문재인·박지원 의원의 결단도 촉구했다. 강 의원은 “계파를 뛰어넘는 혁신을 위해 정세균 의원이 답을 준 만큼 두 분(문재인·박지원) 역시 당이 계파를 뛰어넘는 변화를 할 수 있도록 답을 줘야 할 때”라며 “문 의원이 (불출마 요청을 할 당시) ‘진지하게 고민을 하겠다’고 했던 만큼 불출마를 기대하고 확신한다. 박 의원도 (이 같은 요청에) 화답해주길 소망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