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에서 신고만으로 집회·시위 등 각종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27일 공포돼 효력이 발생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해당 조례가 공용물 사용의 허가제를 규정한 법률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서울광장 신고제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은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날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광장을 열린광장·시민광장으로 되돌리고 집회와 시위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한 헌법에 반하는 현 조례를 합헌조례로 돌리기 위해 서울광장 조례 개정안을 공포한다"고 밝혔다. 앞서 시의회가 지난 10일 서울광장 사용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재의결했으나 오세훈 시장이 해당 조례가 위법하다며 공포를 거부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서울시에 신고만 하면 원칙적으로 서울광장에서 집회·시위를 포함한 각종 행사를 열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재 서울광장에는 내년 2월 말까지 서울시와 외부단체가 주최하는 행사들이 예정돼 있어 사실상 집회·시위를 당분간 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고제로 전환되더라도 기존에 예정된 행사와 겹치지 않는 경우에만 신고서가 수리되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주최의 서울대종상 영화축제와 한일축제한마당실행위원회 주최의 한일문화축제, 서울시 주최의 서울관광사진전이 열린다. 또 11월15일부터 2월 말까지는 매일 오전10시부터 밤10시까지 야외스케이트장이 운영된다.
서울시는 오는 30일까지 법률자문단의 법률 검토를 거쳐 대법원에 서울광장 조례 개정안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서울광장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공공재산으로 허가제가 원칙이고 서울광장에서 집회·시위가 허용되면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며 "서울광장 사용의 신고제 전환은 현행 법률과 어긋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