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前고법 부장판사등 3명 구속

사법사상 개인비리로는 처음…법조계 파장 거셀듯<br>대법, 법조비리 대국민 사과문 발표키로

사법 사상 처음으로 차관급 고법 부장판사 등 3명이 8일 사건 청탁관련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사법 정의의 최후 보루인 판사가 개인 비리로 구속되기는 처음으로 법조계 전반에 일파만파의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법조 브로커 김홍수(58ㆍ구속)씨로부터 사건 청탁과 함께 1억3,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조모 전 고법 부장판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또 형사사건을 종결하거나 청탁 수사해 주는 조건으로 브로커 김씨로부터 각각 l,000만원과 3,000만원을 수수한 서울중앙지검 김모 전 검사와 민모 총경도 구속됐다. 이외에도 브로커 김씨와 연루된 부장판사,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등 10여명의 전ㆍ현직 판ㆍ검사가 수사선상에 올라있어 추가 구속되거나 기소되는 법조인이 속출할 전망이다.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이날 “이번 법조비리 사건 수사는 절반 정도 진행됐다”고 밝혀 수사 진척에 따라 추가 비리가 드러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구속으로 이어진 이번 판ㆍ검사 청탁 사건은 사건해결을 미끼로 법조계 주변에서 왕성하게 활개치고 있는 브로커 비리의 일단이 드러난 것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공통된 분석이다.그럼에도 이번 사건은 평 판사도 아닌 법원 최고위층의 고법 부장판사가 연루된 데다 기존 변호사 수임비리와 달리 현직 판사가 직접 사건 청탁을 미끼로 법조 브로커와 금품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대법원은 ‘설마’ 했던 조모 부장판사의 구속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한편 땅에 떨어진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한 후속대책마련에 나섰다. 대법원은 당장 오는 16일 법원장 회의를 열어 법조비리 근절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키로 했다고 밝혔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조 전 부장판사는 브로커 김씨로부터 양평TPC 골프장 사업권 분쟁관련 민사소송 등 4~5건의 사건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많게는 1,500만원씩 수십 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수수하고 3,000만원이 넘는 고급 카펫 2개를 전달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사법연수원 동기 소개로 만난 김씨와 16년간 깊은 친분을 맺어오면서 수시로 만나 100만~200만원의 용돈(?)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사건 청탁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카펫 및 가구 수입업자인 김씨는 법원ㆍ검찰ㆍ경찰 고위 인사와 쌓아둔 친분을 과시하며 각종 형사사건에 개입, 왕성하게 법조 브로커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법조 브로커는 고위 전관 출신 변호사 등 재야 법조계를 통해 사건청탁 해결에 나섰던 게 전형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브로커가 직접 사법부의 심장인 현직 고위 검찰 인사는 물론 법원 고위 판사까지 매수한 것으로 밝혀져 사법부의 대국민 신뢰에 회복되기 힘든 상처를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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