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가 저축은행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SC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C저축은행은 2008회계연도(2008년 7월~2009년 6월) 결산 결과 당기순손실이 307억원에 달했다. 2007회계연도 결산 때와 비교하면 손실폭이 약 298%나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276억원에 달해 2007회계연도에 비해 약 150%나 늘어났다. 이처럼 SC저축은행의 적자폭이 크게 늘어난 것은 대출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증가한데다 수신규모에 비해 대출금액이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금액 대비 대출이 얼마나 나갔는지를 알려주는 예대율의 경우 SC저축은행은 지난 6월 말 현재 65.5%다. 지난해 6월 말 현재 7,118억원이던 수신액을 1,484억원이나 줄여 예대율을 높인 것이지만 저축은행 평균인 85~95%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예대율이 낮으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이 줄어든다. 수신이 줄면서 저축은행의 몸집도 작아졌다. 6월 말 현재 SC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5,907억원으로 2008년 6월 말의 7,118억원에 비해 1,211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업계의 자산 증가폭인 18.3%와 대조된다. SC 측 입장으로서는 지난해 2월 예금보험공사에 1,500억원을 주고 예아름저축은행을 인수해 저축은행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은행이 처음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했다는 점과 SC가 소매금융에 강점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SC의 저축은행업 진출을 경계해왔다. 소매금융에 강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SC저축은행이 '뜨거운 감자'로 전락한 것은 고객에 대한 직접 금융보다는 다른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소극적인 영업방식을 고집한 게 가장 큰 요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SC가 비싼 값에 저축은행을 인수했지만 영업이 쉽지 않아 애를 먹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신도 직접 대출보다는 다른 금융기관의 대출자산을 사는 방식으로 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SC금융지주는 이에 대해 "예아름 인수 때부터 부실자산이 많아 이에 대한 손실이 많았다"며 "대출에 비해 수신이 많아 역마진이 나고 있어 이를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