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2016년부터 2년간 해외 주식투자 전용 펀드 비과세특례를 신설해 10년간 세제혜택을 부여하기로 했지만 역외펀드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역외펀드는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해외펀드에 재투자하는 형태여서 어떤 주식에 얼마만큼 투자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1인당 3,000만원까지 해당 펀드에 가입할 수 있으며 10년간 주식 매매·평가차익은 물론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된다.
외국계 운용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외국계 운용사들은 주로 역외펀드를 재간접 형태로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데 비과세 전용 펀드에는 이러한 방식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26개 해외 주식형펀드 중 재간접펀드가 아닌 상품은 4개에 불과하다. 블랙록 등 다른 운용사들도 이와 유사하다.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이들 운용사는 직접 운용을 하든지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펀드운용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역외펀드가 비과세 대상에서 빠지면서 외국계 운용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며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꽤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토종 자산운용사들은 정부의 결정에 반색하고 있다. 삼성운용처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해외 유명사와의 계약을 통해 위탁운용하거나 미래에셋운용처럼 계열 법인이 도맡아 운용하는 국내사들은 기존에 출시된 상품을 비과세 전용 펀드로 재출시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자사 대표 펀드인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를 비과세 전용 펀드로 재출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