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급증했던 자영업자 수가 최근 내수침체로 휴ㆍ폐업이 늘어나면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도매ㆍ소매ㆍ숙박ㆍ음식업 등 4대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대출은 지난 2007년 1ㆍ4분기 64조원에서 올 1ㆍ4분기 78조원으로 1년 새 21.8% 증가해 자영업 도산에 따른 부실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자영업주(자영업자)는 총 594만5,0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7만3,000명가량 감소, 60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카드사태로 내수침체가 극에 달했던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자영업자 추이를 보면 2002년 614만7,000명에서 2003년 594만4,000명으로 급감한 뒤 다시 2004년 606만9,000명, 2005년 611만6,000명으로 늘어나다가 2006년 610만5,000명, 2007년 601만7,000명, 2008년 594만5,000명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자영업자 수가 이처럼 감소한 데는 최근 몇 년간 구조조정이 계속돼왔는데 특히 올해 들어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폐업ㆍ도산이 부쩍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사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도 소득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통계청의 가계수지동향을 보면 자영업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근로자외가구의 1분기 소득 증가율은 4.0%로 전국가구의 5.0%에 못 미쳤다.
또 근로자외가구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2.9%로 전국가구의 4.0%, 도시근로자가구의 4.8%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자영업자의 소득을 보여주는 자영업자 영업잉여도 83조2,700억원으로 전년(82조5,250억원)에 비해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자영업자 몰락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최근 1년 새 도매ㆍ소매ㆍ숙박ㆍ음식점 등의 대출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도매ㆍ소매업 대출은 2007년 1ㆍ4분기 50조원에서 올 1ㆍ4분기 61조원으로 늘었다. 숙박ㆍ음식점업도 이 기간 동안 14조원에서 17조원으로 3조원 증가했다. 이들 4개 업종의 총 대출금액도 1년 새 64조원에서 78조원으로 무려 14조원 확대됐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이 총괄적으로는 중소기업 대출로 잡힌다”며 “경기침체가 더 심해질 경우 중소기업발 신용 리스크 발단이 자영업자로부터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