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화 '8부 능선'은 넘었다

■ 포스코, 대우조선 인수전 탈락<br>"입찰가격·비가격 요소 모두 유리" 평가<br>포스코는 'GS 덫' 에 걸려 결국엔 낙마


올해 최대 인수합병(M&A) 매물로 꼽혔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포스코가 결국 낙마했다. 본입찰 마감 4일 전 GS와 전격적으로 결성했던 컨소시엄이 양사 간 입찰제안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마감 직전 파기되면서 절차상 문제를 일으킨 것이 결국 탈락의 원인이 됐다. 포스코의 탈락으로 앞으로 대우조선 인수전은 한화와 현대중공업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GS의 덫’에 걸려 고배=포스코는 산업은행의 16일 결정에 대해 크게 아쉬워하면서도 산업은행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참여를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했지만 본입찰에 참가하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산업은행의 결정을 겸허히 따르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약 2년 전부터 철강산업과 직접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서 미래 성장성도 갖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지만 막판에 ‘GS의 덫’에 걸려 결국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지난 2004년 한보철강 인수에 실패한 데 이어 또다시 대형 인수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선택한 GS와의 컨소시엄이 결국 포스코에는 독이 돼 돌아왔다”며 “산업은행이 당사자들 간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산업은행 발표 직후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짧게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두 후보 중 특히 한화는 내심 ‘큰 고비를 넘겼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도 훌륭한 후보였지만 공개경쟁입찰에서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반드시 이번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측은 “고심 끝에 절차의 중요성을 인정한 산업은행의 판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인수의지 강한 한화가 우세=이번 산업은행 결정에 따라 한화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가는 ‘8부 능선’은 넘은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한화는 올 6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부터 “반드시 인수해서 그룹의 주력사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입찰가격에도 이런 ‘강한 의지’가 녹아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10대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29세부터 회장을 지낸 김승연 회장의 인맥과 정보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게다가 평소의 승부사적 기질을 감안할 때 김 회장이 이번에도 예리한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다 뒤늦게 출사표를 던졌고 조선업을 워낙 잘 알고 있어 누구보다도 신중한 베팅을 했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비가격적 요소에서도 한화가 우세하다는 반응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육성을 위해 그룹의 역량을 올인하겠다는 뜻과 세부 전략을 본입찰 서류에 상세히 적었고, 이미 이 내용을 6월 대내외적으로 공개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같은 업종에서 인수하는 것을 반대하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의사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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