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굳게 닫힌 얇은 지갑도 홈쇼핑 옷·화장품엔 열렸다

GS샵·CJ오쇼핑 등 고품질·중고가 브랜드로<br>패션·뷰티 시장서 대박 불황에도 깜짝 실적 지속

GS샵 패션 잡화 브랜드 모르간


중가, 패션, 건강.

올 한해 홈쇼핑 시장을 지배한 3대 키워드다.


5일 TV홈쇼핑 5개 업체가 2012년도 히트상품을 집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들은 해외 명품과 SPA(제조ㆍ유통 일괄화 브랜드)로 양분된 패션 시장, 수입과 저가 원브랜드숍으로 양분된 뷰티 시장에서 '중가 브랜드' 대표 주자로 떠오르며 소비 불황 속 틈새 유통 채널로 약진했다.

패션ㆍ이미용 분야는 지난해에 이어 한층 더 주목받으며 홈쇼핑 업계의 새'얼굴'로 자리를 굳혔다. 기존 저가 중심의 판매 전략에서 벗어나 합리적 가격과 고품질로 새롭게 무장, 무너져가는 국내 중가 브랜드 시장을 되살린 것이 되려 성공 비결이 됐다.

실제로 패션ㆍ미용 제품의 선전에 힘입어 홈쇼핑 업체들은 올 3ㆍ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불황에도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CJ의 경우 10대 히트상품 중 패션이 8개, 화장품이 2개로 패션과 화장품이 톱10을'싹쓸이'해 채널 특성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GS에서도 패션 4개, 미용 4개 브랜드가 톱10에 히트상품에 올랐고 현대 역시 의류가 6개, 미용이 2개에 달했다.


GS샵 '모르간'과 현대홈쇼핑 '김성은의 라뽄떼', NS홈쇼핑 '신강식 패션' 등은 평균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각각 전체 1위에 올랐다. CJ는 자체상표(PB) 패션 브랜드인 '피델리아'와 '에셀리아'를 각각 2, 4위에 진입시켰다. 이ㆍ미용 상품으로는 CJ오쇼핑 '입큰진동파운데이션'이 전체 1위에 올랐고 현대의 '하유미 셀더마 마스크팩'(2위), 롯데의'아이오페 기초화장품'(2위) 등 히트 상품이 고루 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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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전면이 '변화가 아니면 죽음을(change or die)'이라는 문구로 도배된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사은품ㆍ박리다매 전략에도 꿈쩍 않던 지갑이 반신반의했던 고품질-중고가 전략에 결국 열렸다"며 "패션ㆍ이미용 부문은 연예인 등을 기용해 자세한 트렌드 설명을 함께 전달하는 등 보고 즐기는 쇼핑 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상품군"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의 기존 강자였던 식품 분야는 예년보다는 주춤했지만 건강과 안전을 강조한 제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롯데의 경우 '주원산오리'가 3위, NS에서는 '빨강웰빙호두'가 2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 와인숙성 오리, 완도 활전복, 닥터슈퍼칸(건강식품) 등이 순위에 포함됐다.

이밖에 생활용품 부문은 불황기 묶음 판매가 대형마트ㆍ온라인몰 수요를 일부 대체했다. 롯데의 경우 '퍼실 세제'가 전체 1위에 올랐으며 '바디피트', '샴푸 려' 등의 묶음 판매도 10위권에 들었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패션 브랜드 판매 경쟁이 업계 1, 2위와 3, 4위 실적 차이를 벌려놓는 주 요인이 됐다"며 "패션ㆍ미용 부문의 이익률이 다른 분야보다 높아 내년에도 패션ㆍ뷰티 중가 시장 공략을 위한 판매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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