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4월 13일] 벤처의 봄날은 온다

해마다 4월이면 중소기업 사장들은 전년도 결산서류를 들고 다양한 표정으로 기술보증기금의 영업점을 찾는다. 자신감이 넘치는 얼굴, 조금은 심각한 얼굴. 영업점을 들어올 때의 표정만 봐도 전년도 영업실적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12월 결산법인인 중소기업은 전년도 사업성과에 대해 3월 말까지는 결산을 완료하고 주거래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에 결산자료를 제출한다. 대부분의 금융기관 또한 매년 3월이 지나면 거래기업에서 재무제표 등을 받고 별도의 내부평가를 통해 최종 신용평가등급을 산출, 해당 기업의 금리운용에 참고한다. 올해는 전년도 결산자료를 제출하는 표정이 어두운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초유의 금융위기로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매출 부진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결산이 끝나는 4월이 되면 중소기업들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기관 영업점을 자주 방문하는데 때로는 재무제표 등 결산자료가 4월을 잔인한 달로 바꿔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매출 부진을 뛰어넘는 눈부신 기술력을 확보한 벤처기업은 기죽을 필요가 없다. 당장 일시적으로 경영사정이 안 좋더라도 사업성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면 이를 인정해주는 금융회사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성장과 청년실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서 벤처기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면서 한동안 가라앉았던 벤처기업의 위상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을 반영하듯 한때 거품 논란도 있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벤처기업 수는 어느덧 2만개에 육박한다. 아울러 최근의 스마트폰 열풍 역시 정보기술(IT) 관련 벤처업계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대기업이나 통신사 등이 수익을 독점하지 않고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한 벤처기업과 수익을 나누는 상생의 비즈니스 모델이 있기 때문이다. IT 업계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상생의 비즈니스 모델이 전산업 분야로 확대된다면 우리 벤처업계도 침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4월이 벤처기업에 희망의 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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