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해결 한치 앞도 안보여<br>경찰, 노조원 격앙 진정될때까지 강제진압 작전 일단 늦추기로<br>공권력 투입으로 해결 대신 법원 조기파산 가능성 점치기도
| 20일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농성하던 중 부인의 자살소식을 접한 한 노조 간부가 병원으로 향하기 위해 경찰차로 옮겨 타며 울먹이고 있다. 김주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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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 '일촉즉발'] "지금 강제진압땐 큰 불상사"
사태해결 한치 앞도 안보여'노조원 부인 자살'로 분위기 격앙경찰, 기다렸다 진압작전 나설듯공권력 투입으로 해결 대신 법원 조기파산 가능성 점치기도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심희정기자 yvette@sed.co.kr
20일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농성하던 중 부인의 자살소식을 접한 한 노조 간부가 병원으로 향하기 위해 경찰차로 옮겨 타며 울먹이고 있다. 김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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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20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대한 강제집행에 나서는 등 공권력 투입이 임박하고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쌍용차 사태가 해결은커녕 더욱 꼬이는 분위기다. 여기에 쌍용차 노조원 부인의 자살사건이 벌어지면서 쌍용차 사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경찰의 도장공장 진입, 임박은 했지만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경찰의 도장공장 진입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였다. 경기경찰청은 이날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에 대한 법원의 강제집행에 맞춰 경찰을 공장 안으로 전진배치한 뒤 도장공장 진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은 "도장공장 안에 있는 위험물질 등 모든 사정을 다 감안해 (진입작전을) 다각도로 검토했다"며 강제해산이 시기 결정만 남았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쌍용차 노조원 부인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장 안에 있는 노조원들이 격앙돼 있어 어느 정도 분위기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인명사고 우려 때문에 당장 진입은 어려워졌다"면서 "이달 말까지는 결말(진입)이 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공장 안에 있는 쌍용차 노조의 한 간부는 "(자살사건으로) 노조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지금 만약 경찰이 들어온다면 결국 (노조원과 경찰이) 같이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간부는 "현재 노조원들의 마음이 워낙 비장해 서로 말도 잘 하지 못하고 있으며 모두 죽을 각오가 돼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금속노조는 총파업 실행에 옮겨=이날 쌍용차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금속노조는 총파업을 선언했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오늘 경찰이 법원의 강제집행에 맞춰 병력을 전진배치한 것은 진압작전을 실시한 것"이라며 "당초 약속대로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21일 오후2시 각 지부장 등이 참석하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총파업의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총파업에는 GM대우와 사고지부로 돼 있는 현대차를 제외하고 기아차를 비롯한 전노조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기아차는 이미 임단협을 진행하면서 합법적인 투쟁공간이 열려있는 만큼 쌍용차 사태 해결을 위한 총파업에 나설 수 있다"며 "기아차 등 금속노조의 전노조원들이 참여할 경우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도 쌍용차 공권력 투입과 노조원 부인 사망 등과 관련해 21일 긴급 산별대표자회의를 열어 민노총 차원의 총파업 돌입 등을 포함한 대응 투쟁 방침을 논의하기로 했다. 민노총은 이날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오후3시 긴급 투쟁 방침을 선포하고 오는 25일까지 4박5일 동안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농성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민노총의 한 관계자는 "이날 감행된 공권력 투입은 정부가 더 이상 사태 해결의 의지가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평화적이고 올바른 사태 해결을 가로막을 경우 정권 퇴진을 포함한 전면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것"=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금속노조의 총파업 등으로 쌍용차 노사는 더욱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불거진 민노총의 탈퇴 도미노 사태도 이번 사건으로 전환점을 맞아 세력을 집중시키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사태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사태를 종결하기 위해 경찰의 공권력 투입이 아닌 법원의 쌍용차 조기파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공권력을 투입할 경우 더 큰 인명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결국 쌍용차가 회생계획도 세워보지 못하고 공중분해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벌어지는 셈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팀장은 "법원이 조기파산을 시켜 쌍용차가 GM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이렇게 되면 기존의 7,000여명의 쌍용차 전직원이 일시에 해고되기 때문에 모든 부채가 동결되면서 퇴직금 등은 줄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들의 줄도산은 불 보듯 뻔하며 향후 충격 완화를 위해 파산 전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소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부회장은 "이미 회생할 수 있는 시간적 데드라인은 지났기 때문에 공권력 투입 여부가 중요하지 않게 됐다"면서 "공장이 정상화되더라도 부품업체와 판매망, 소비자들의 신뢰가 망가진 상황에서 회생은 물 건너갔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발생한 자살사건에 대해 쌍용차 측은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공권력 투입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노조원 부인의 자살에 대해 회사 측이 입장 표명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자살 원인을 전적으로 최근의 농성으로만 보기는 힘들며 개인사와 관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쌍용차의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은 힘들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공권력이 투입돼야 한다"며 "경찰 병력이 빠질 경우 직원들과 노조원들 사이에 유혈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변 보장도 확보해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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