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후임경영체제(일명 ‘포스트 라응찬’) 논의에 가속이 붙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9일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이사회 산하 ‘특별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고 특위 운영방법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특위는 최근 라 전 회장의 대표이사직 조기사임에 따른 후속조치를 협의하기 위해 8명의 사외이사와 류시열 회장 직무대행(비상근 사내이사)가 참석하는 임시기구다.
특위는 첫 회의에서 위원장 선임과 의사결정 방식, 주요 일정 및 향후 논의 주제 등을 다룰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장으로는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의 김병일 사외이사가 세간의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다만 그는 경북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장으로 재임중이어서 수시로 서울을 오가기가 부담스럽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또 다른 사외이사인 윤계섭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전문성과 연륜을 고려 할 때 위원장으로서 손색이 없다. 다만 그는 신한지주의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특위가 예정대로 첫 회동을 갖게 되면 신한지주 사외이사들은 지난달 30일의 정기이사회 이후 불과 열흘만에 다시 머리를 맞대게 된다. 다만 일부 사외이사들은 아직 참여 여부를 확정 짓지 못했으며 부득이한 경우 화상회의 형태로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금융권은 특위가 이달 하순까지는 최소한 경영공백 대비책의 윤곽을 잡아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 회장과 더불어 신한지주 경영사령탑으로 일해온 신상훈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의 거취를 판가름 지을 신 사장 배임ㆍ횡령 혐의 관련 수사결과 발표가 G20정상회의가 끝난 이달 중순이후에나 나올 전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위는 경영진 재편 여부와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을 놓고 표출되고 있는 국내와 재일교포 출신의 사외이사간 미묘한 입장차 조율에 주력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