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1월 25일] 세종시 지속성장의 열쇠

세계 도시 중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곳은 미국의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ㆍResearch Triangle Park), 보스턴, 실리콘밸리와 독일의 드레스덴 등이다. 드레스덴은 전쟁의 폐허에서 첨단산업을 이끄는 과학비즈니스 도시로 변모한 경우다. 실직률이 15%에 달하는 등 동독 치하의 경제적 몰락을 경험했던 드레스덴은 이후 정부 주도로 20여개 기초과학연구소, 응용연구소를 유치하고 5,000명의 과학자들이 지식기반 도시화를 주도했다. 그 결과 1,200여개 첨단기업에 4만3,500명이 종사하고 지난 2000년 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8%에 달하는 등 경제력 높은 과학기반도시로 성장했다. 산·학·연·금융 인프라 갖춰야 북미에서 최고(最古)ㆍ최대의 과학단지 가운데 한 곳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는 부지 7,000에이커(28.3㎢)에 170여개 연구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고급인력은 4만2,000명, 계약직원은 1만여명에 이른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롤리ㆍ더럼ㆍ케리 등 3개 도시의 한 가운데 위치한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는 활발한 산학연 연구를 기반으로 성장한 고급 기술 연구의 허브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모델이 됐던 이들 도시가 지속 성장하는 원인을 분석해보면 공통적으로 4가지 핵심 기능이 발달한 것을 알 수 있다. 기초지식을 창출하고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 과학기술을 연구개발(R&D)하는 연구소, R&D 성과를 상품화해 판매하는 기업,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이 그 비결이다. 신(新)세종시 플랜의 핵심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도 이 같은 4가지 인프라를 지속 성장의 해답으로 삼고 있다. 이미 발표된 대로 KAISTㆍ고려대와 같은 대학교육 인프라, 세종국제과학원과 같은 R&D 인프라, 삼성ㆍSKㆍ한화 등 대기업들과 벤처형 중소기업들이 입주한 첨단지식산업 인프라, 과학 분야를 지원하는 모태펀드ㆍ기술금융센터 등 금융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이들 네 가지 인프라를 네트워크화함으로써 과학벨트가 입주하는 세종시는 꾸준히 스스로 진화하는 '지속성장형 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유수 대기업들이 입주 의사를 밝힌 이유도 바로 이처럼 국내외 우수 인재가 모여 지식을 창출할 연구기관과 대학, 즉 무언가 지속적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과학벨트의 거점지구인 세종시에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시설과 산업기술혁신을 선도할 기업이 입주한다. 기능지구인 대덕연구개발특구의 막강한 응용연구개발 인프라와 오송ㆍ오창의 첨단 R&Dㆍ산업 인프라가 상호 윈윈효과를 거두며 시너지를 창출하면 세종시를 중심으로 전국이 산업기술혁신 생태계로 변모할 것이다.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창의적 생태계이자 핵심 인프라를 토대로 스스로 성장ㆍ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춘 지속성장형 도시가 바로 세종시의 비전이다. 과학비즈벨트로 성장동력 확보를 지난 50년간 성공적인 산업화로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수준으로 올라섰다면 향후 국민소득 3만~4만달러 시대의 핵심 성장동력은 과학기술과 밀접하게 연계된 비즈니스가 될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과학기술의 수준은 향후 국격(國格)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세종시는 국격 향상의 중심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국가적 거사로 정쟁에 휘말려 늦춰지거나 무산돼서는 안 될 일이다. 지속적인 먹거리 창출만이 국가의 존속과 지속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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