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 1일 개최한 ‘슈퍼 달러, 초엔저 시대 정부와 기업의 대응 방안’ 세미나에서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의 달러 강세국면은 과거 1995년부터 2001년까지 지속됐던 2차 달러강세기와 닮은 점이 많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2차 달러 강세기에는 역플라자 합의가 있었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때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정보기술(IT) 위주로 우위를 점했고 일본은 버블경제 붕괴로 유럽은 독일 통일에 따른 후유증으로 고생할 시기였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박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국면이 향후 2~3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증가와 유럽의 디플레이션 가능성, 중국의 부채축소는 이런 예상에 힘을 더 싣는다는 게 박 이코노미스트의 생각이다. 그는 엔화 약세의 경우 기조가 아니라 추가 약세폭이 얼마가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정근 한경연 초빙연구위원도 슈퍼 달러와 초엔저 시대가 최소 2~3년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 연구위원은 “2012년 6월 이후 올해 1월까지만 따져보면 원화가 엔화 대비 61%나 절상됐다”며 “내년의 최대 정책과제는 원·엔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화에 엔화 대비 절상됐을 때마다 위기가 찾아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1995년 4월부터 1997년 2월까지 30% 절상된 후 외환위기가 왔고 2004년 1월부터 2007년 7월까지 47% 절상된 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오 연구위원은 내년도 원·달러 환율 전망을 1,050~1,120원이 될 것으로 봤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832~886원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