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EU "추가 제재" 러에 최후통첩

냉전시대 이후 갈등 최고조

말레이시아항공 보잉777 여객기(MH17편) 피격 사건을 계기로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간 갈등이 냉전시대 이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경고하며 '최후통첩'을 보낸 가운데 러시아는 계속 이번 사건과의 연루 의혹을 부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특별성명을 통해 "그 누구도 이 비극(여객기 피격 사건)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측 모두 사건 조사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또 지난달 28일 반군이 정부군을 습격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그날의 전투가 없었다면 이번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과 러시아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관련기사



이와 관련해 AFP통신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이번 사건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여객기 피격에 대한 책임도 인정하지 않는 이른바 '부인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 같은 전략으로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푸틴 대통령 역시 심각한 지도력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는 등 대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폭스뉴스 등 TV 인터뷰에서 "보다 강력한 러시아 제재"를 언급하면서 유럽 동맹국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에너지 분야 등에서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이유로 그동안 미온적이던 유럽 국가들도 화답했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3자 전화회의를 갖고 대러 제재에 합의했으며 이르면 22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외무장관회의에서 이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도 회의를 소집해 298명의 목숨을 앗아간 말레이항공 여객기 피격을 성토하는 결의안 표결과 관련해 논의했다.

한편 사건 현장을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반군은 지금까지 여객기 탑승객 298명 가운데 약 83%에 해당하는 247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반군은 블랙박스를 회수하고 수습된 희생자 시신을 냉동열차에 실어 모처로 보냈으며 국제조사단이 도착해야 이를 모두 넘기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노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