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ITU 부산대회, IT강국 면모 살리기를

세계 정보통신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텔레콤 아시아 2004’가 6일 부산 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개막됐다. 텔레콤 아시아는 그동안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모두 6차례 열렸을 뿐 다른 도시에서는 열리기는 이번 부산대회가 처음이다. 참가업체만도 유럽ㆍ미주 등 세계 27개국에서 224개나 되고 17개국의 정보기술 관련장관이 참석해 IT산업과 관련한 국제행사로서 손색이 없는 면모를 갖췄다. 실제로 이번 ‘부산 ITU 텔레콤 아시아 2004’에서는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퀄컴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등 참가 업체들의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와 홍보전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미래를 주도하는 아시아’라는 올해 행사의 주제답게 정보화시대의 신천지인 아시아 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우츠미 요시오 ITU 사무총장은 “아시아 통신시장이 조만간 세계 최대의 통신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조직위원장인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도 “올해 행사가 국내 IT산업과 지역경제의 활성화는 물론 전세계적인 ‘IT한류’를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전시참가기업이 2년 전에 비해 90개나 감소했고 특히 국내 기업의 참여율이 낮은 것은 IT강국임을 내세우는 우리로서는 체면이 안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IT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 만큼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국내의 일부 대기업들 위주로 마지못해 참가하는 모양새라면 주최국으로서 책임을 다했다고 하기 어렵다. 최근의 정보화 추세는 컨버전스(융합)와 유비쿼터스로 대표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방송과 통신 및 인터넷을 통합해 나가기 위해 광대역통신망(BcN)을 위한 3개 컨소시엄을 선정한 것도 더 이상 통신망의 통합과 기기융합 등에서 뒤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통신 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하겠다. 아울러 정부가 향후 신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 프로젝트도 결코 세계시장에서 우리가 선도적인 입장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부산 텔레콤 아시아에는 국내외의 수많은 최첨단 기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이번 대회를 우리의 IT산업에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지향해야 할 것인지 다시 한번 뒤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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