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그래도 반집은 이긴다

제12보(151~190)


흑51로 좀더 적극적인 변화를 강구할 수는 없었을까. 검토실에서는 참고도1의 흑1로 끊는 수가 한참 연구되었다. “그게 되면 흑의 역전승이지만 불행히도 성립이 안돼”(서봉수) 참고도1의 백2가 놓이는 순간 하변쪽에 문제가 생기므로 흑이 견딜 수가 없다. 흑이 중원쪽을 둘 수가 없는 것이다. 백이 A로 뚫고 흑B면 C로 끊는다. 흑진이 와르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백56은 긴요한 수순. 이 수를 게을리하면 참고도2의 흑1이하 5로 한수 늘어진 패가 된다. 이렇게 된다면 물론 흑의 역전승이다. 종국 직전에 양재호 9단이 검토실에 들어왔다가 상당히 날카로운 지적을 해서 주목을 받았다. 흑75가 과연 최선인지 의심된다는 것이 양재호9단이 주장한 포인트였다. 그곳은 8집끝내기에 해당한다. 흑은 그곳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78의 자리에 두는 것이 현명했다. 백이 77의 자리에 잡으면 흑은 좌상귀의 84에 젖혀 잇는다. “이 코스였으면 실전보다 흑이 1집 이득이다”(양재호) “그렇게 두었어도 역시 백이 반집은 이겨요”(루이) 최철한은 자기가 1집반을 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확인하는 괴로움을 구태여 겪기 싫었기 때문일까. 백90을 보자 그만 돌을 던져 버렸다. 190수끝 백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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