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차입 과중·생산설비 대규모 확장/한국반도체산업 중대위기/자기자본 투자로 시황·금융상황 탄력대응 대만과 대조적【런던=외신 종합】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재조업체들이 생산설비 과잉투자, D램 가격의 잇단 하락, 증시 및 외환시장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한국업체들의 후유증이 크다고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최신호에서 지적했다.
이 잡지는 『한국의 반도체 메이커들은 대부분 자금조달을 차입에 의존, 반도체공장을 대규모로 확장하고 있지만 반도체 가격 급락과 한국증시 및 원화가치 폭락으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대만업체의 경우 자기자본으로 공장을 건립한데다 공장규모도 한국과 달리 소규모이기 때문에 반도체 시황과 금융시장 변화에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업체의 경우 부채규모가 너무 큰 점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스위스증권사인 SBC워버그측은『D램 가격의 하락으로 부채규모가 3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국업계를 분석했다. 한국업체들은 반도체가격 하락과 원화가치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 시점을 맞게 된 셈이다.
실제로 한국증시가 5년째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원화도 하락하는 상황에서 삼성·현대·LG 등 반도체 3사는 일본메이커들을 따라잡기 위해 지난 90년초부터 생산규모를 대규모로 늘려왔다. 이들 3사는 지난해에만 80억달러를 생산공장 확대에 쏟아부었다. 이는 D램 주력시장인 PC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반해 대만업체의 경우 생산규모를 늘리긴 했지만 투자비를 전적으로 자기자금으로 충당하고 한국과 달리 웨이퍼를 하청받아 생산하는 소규모 공장이라는 이점을 안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