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 대표체제가 출범하면서 당직 전면에 부상한 한나라당 젊은 브레인(Brain)들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태희(47) 대표비서실장, 박 진(47) 대변인, 원희룡(39) 기획위원장, 오세훈(42) 청년위원장이 대상 인물. 최 대표가 이들을 당 전면에 배치한 것은 당을 활성화 시키면서 기존 정치인에 식상해 있는 국민들에게도 어필 하려는 의도에서다. 즉 내년 총선을 겨냥한 최 대표 비장의 카드이다.
이들은 지역구에서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 당이 패하더라도 지역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당직에 있지 않으면 `개인플레이`를 할 개연성이 크다. 최 대표는 이들에게 당직을 줘 당과 공동운명체를 만듦으로써 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목숨 걸고` 뛰게 만들었다. 실제로 이들은 매주 한차례씩 모여 당운영과 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임태희 대표비서실장 = 행정고시 출신으로 재무부, 재경원, 재경부 등을 거치고 청와대 경제비서실에 근무했던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통이다. 최 대표가 임 실장을 발탁한 것은 최근 국정의 최대 이슈가 경제이기 때문. 임 실장은 대표가 경제단체장들을 만나거나 현장방문을 할 때 수시로 조언을 한다. 최근 한나라당이 발표한 감세정책 등 각종 경제정책은 임 실장의 아이디어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임 실장은 대표를 수행하며 경제정책을 조언하는 것 외에 경제관련 총선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진 대변인=외교안보ㆍ통일문제 전문가. 청와대에서 공보ㆍ정무비서관을 지내며 국내외 문제를 종합적인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웠다. 박 대변인은 불안한 안보상황과 유동적인 남북관계 특히 대미관계 등을 입체적으로 판단, 한나라당의 입장을 전달해 호평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현재 국정의 두 축은 경제와 안보”라며 “국제적인 안목을 가지고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상황분석이 가능한 박 의원이 대변인을 맡은 것은 북핵위기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정책 이슈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각을 세울 수 있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원희룡 기획위원장=검사, 변호사를 거쳐 정치에 입문했다. 기획마인드와 개혁마인드를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최 대표는 원 위원장을 앞으로 당 개혁 프로그램과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데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원 위원장에 대해 “돌출되지 않으면서도 개혁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한나라당이 개혁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있을 수 있는 반발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원 위원장은 당의 노쇠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디지털 한나라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세훈 청년위원장=과거 한나라당의 청년위원장은 40대 후반에서 50대가 차지했다. 때문에 청년위원회는 사실상 청년들이 아닌 장년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최 대표는 “20대와 30대가 전체 유권자의 47%를 차지하는 데 우리도 청년부분을 강화해야 한다”며 “얼굴마담 식으로 청년위원장을 앉히기 보다는 능력 있는 사람으로 해야 한다”라고 오 위원장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당은 오 위원장의 젊고 대중적인 이미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 위원장은 현재 45세 이상 장년층이 주를 이루고 있는 청년위원회를 개편, 젊은 피를 적극적으로 수혈할 방침이다. 또 젊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치캠프`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