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거래소까지 투기장 되나

개인대주주, 지분참여 M&A설로 급등후 처분 잇달아

개인 대주주의 등장과 M&A(기업 인수ㆍ합병)소문 만으로 상장 종목의 주가가 이상 급등하는 등 거래소 시장도 투기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개인투자가들에 대해서는 ‘장기투자를 위해 지분을 매입했다’고 공시한 후 불과 몇 일 만에 주식을 팔고 떠나도 현실적으로 별 다른 제재를 가하기 힘들어 시장관리를 위한 지분공시 제도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지적이다. 6일 주식시장에서 금호종금ㆍ한국금속ㆍ서울식품 등 이른바 개인 대주주가 M&A에 나섰다고 소문났던 종목들은 개인 대주주가 지분을 팔았다는 소식으로 가격 제한폭까지 급락했다. 금호종금은 지난 2일 송재경씨가 주가 저평가에 따른 장기투자 목적으로 47만주, 6.10%를 매수했다는 소식에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도 주가는 13.5%까지 급등했지만 송씨가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한국금속 역시 2대 주주가 경영참여를 포기한 뒤 대량 매물을 내놓으면서 하한가로 급락했다. 개인 대주주는 19.94%였던 지분율을 3.0%까지 낮췄다. 서울식품도 개인 대주주인 서성훈씨가 보유주식을 장내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한때 하한가 근처까지 하락했다. 서울식품은 결과적으로 감자 후 1만1,50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40여 일만에 9만2,000원으로 8배 이상 급등했다가 40여 일만에 1만2,000원으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급감하고 시장의 수급상황이 취약해지면서 이를 이용한 세력들이 거래소 시장을 투기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국금속이나 금호종금 모두 최대주주 지분율이 40%를 넘어 M&A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설사 M&A가 이뤄져도 회사의 펀더멘털이 좋아지기 힘들다는 점에서 개인 대주주의 지분공시는 ‘추종매매를 유발시키는 M&A착시 현상’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M&A중개업체 대표는 “주가의 이상급등은 대주주와 개인 대주주, 주식 브로커 등의 삼박자가 맞아야 가능하다”며 “거래소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투기적 매매세력이 득세하고 있어 감독당국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소액 투자자들이 실적보다는 단기 테마를 보고 매수에 들어가면서 손실 폭이 커지고 있다”며“개인들이 공시에 의존한 투자를 많이 하는 상황에서 허위 지분변동 공시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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