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 할 때, 전통적인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우선시하도록 한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과, 북한이 중국의 반발에도 핵무기 개발 같은 도발 행위에 박차를 가하게 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중국이 사드를 막으려는 다른 이유’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이런 두 가지 요인이 중국 입장에서 “덜 명백하지만 심각한 외교 과제”라며 이같이 풀이했다.
디플로매트에 따르면 한중 관계에서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문제에 대해 미국 정치권에서 안보 우려를 제기할 때마다 한국의 대 중국 외교가 제약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내 일각에서는 사드의 한국 배치 결정이 이뤄질 경우 중국으로서는 모욕감을 넘어서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는 언급도 나오고 있다.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에서 사드 문제는 북한이 중국에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불만을 표출할 빌미가 되는 것은 물론,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할 때 사드 문제를 핑계로 삼을 수 있으며, 두 가지 경우 모두 중국으로서는 곤란한 상황이 된다.
이런 점 때문에 중국은 비록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도, 정치적·경제적 측면 모두에서 사드 배치를 위해 한국이나 미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키우면서 실제 배치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늘리려 할 것이라고 디플로매트는 전망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