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閔씨 “시끄럽게해 죄송…” 굳은 표정

4일 오후 경찰청 특수수사과로 전격 연행된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 민경찬(44)씨는 기자들에게 “(언론에) 해명서를 보냈다. 해명서대로 보도해달라”고 말해 파문이 불거진 뒤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경찰 수사에 대비했음을 시사했다.민씨, 경찰 임의동행에 순순히 응해 경찰은 이날 민씨 소재를 파악한 뒤 서초구 서초동 스톤캐슬 빌라 주변에 대기하다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자 오후 3시15분께 집행에 착수했다. 경찰이 빌라 2층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직원 4명과 함께 있던 민씨는 경찰 조사를 예상한 듯 연행 및 압수수색에 순순히 응했다. 경찰은 각종 서류와 장부, 컴퓨터 본체 6대 등을 압수했다. 민씨는 오후 4시5분께 수사관과 함께 굳은 표정으로 빌라 밖으로 나왔으나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오후 4시40분께 경찰청에 도착한 민씨는 기자들의 질문과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시끄럽게 해서 죄송하며 해명서를 곧 여러분이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거기에 다 해명해 놨으니 제 말을 듣지 말고 그 기록대로 보도해달라”고 짧게 말한 뒤 경찰청 별관 특수수사과 6팀 사무실로 향했다. 그는 다른 질문에는 함구하다 “그간 어디 있었느냐”는 말에 “사무실에 있었다”고 답했다. 압수수색 자료 의외로 많지 않아 경찰은 민씨가 653억원을 모금하게 된 경위와 자금 사용처, 유사수신행위 및 사기 여부 등에 조사의 초점을 맞췄다. 이상원 특수수사과장은 “유사수신행위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해 민씨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혐의부터 조사한 뒤 여죄 및 자금모집책 등에 대한 조사로 수사를 확대해 나갈 뜻임을 내비쳤다. 경찰은 이날 민씨의 서초동 사무실 외에 경기 수원시 영통구 D아파트 민씨 집, 함께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민씨 측근 조모씨의 집, 김포시 푸른솔 병원 및 인근 아파트 등 4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실시했다. 경찰은 수원시의 아파트에서도 컴퓨터 본체 1대와 쇼핑백 1개 분량의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경기 김포시 서암리 푸른솔병원의 경우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출입문에 `휴진`이라고 써붙인 채 굳게 닫혀 있었으며, 병원 복도도 오랫동안 인적이 끊겨 신문지와 빈 병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민씨는 그동안 수원 D아파트에서 생활해 왔으나 사건이 불거진 이후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며 “압수수색한 자료는 기대한 것보다 많지 않다”고 밝혔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관련기사



신재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