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비례대표 경선 2차 조사는 부실 투성이"

진보당, 경선 2차결과 발표<br>9명 후보 특정IP서 몰표 받고… 대리투표 다수 발견…<br>부정선거 규정 1차때와 비슷… 신당권파 힘실려<br>구당권파 "우리에게만 가혹하게 적용됐다" 반발

통합진보당이 4ㆍ11 총선 당시의 비례대표 부정 경선과 관련한 2차 진상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계파와 상관없이 총체적 부정ㆍ부실선거가 진행됐다'는 게 보다 분명하게 밝혀지면서 현재 진행 중인 당 대표 경선에서 신당권파 측의 강기갑 후보가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구당권파는 "모든 후보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난 관행적 투표행위가 유독 우리에게만 가혹하게 적용됐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오후4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전국운영위원회를 열어 2차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를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온라인투표에서 총 9명의 비례대표 후보들이 특정 IP에서 몰표를 받은 내용이 조사 결과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정 IP에서의 몰표 비율이 문경식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17.53%, 오옥만 제주도당 공동위원장 11.22%, 윤갑인재 건설산업연맹 정치위원장 10.28%,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위원장 9.68%, 이석기 의원 4.72% 등으로 계파에 상관없이 특정 IP에서의 몰표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프라인에서도 특정인에 의한 대리투표 사례가 다수 발견되는 등 '총체적 부정ㆍ부실선거'라고 규정 내린 1차 보고서를 뒤집을 만한 내용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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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결론은 당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신당권파의 입지를 강화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진행 중인 당 대표 경선에서도 강 후보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석기ㆍ김재연 의원 '제명(출당)' 조치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구당권파는 "계파를 가리지 않고 벌어진 부정ㆍ부실행위인데 왜 우리를 표적으로 삼느냐"고 반발하고 있어 2차 진상조사 발표를 둘러싼 신ㆍ구당권파 간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날 발표에 앞서 구당권파 측은 "신당권파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온라인 보고서를 폐기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신당권파 측은 "구당권파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을 일부러 먼저 언론에 흘려 물타기에 들어갔다"고 반발하는 등 양측의 거센 신경전이 벌어졌다.

신ㆍ구당권파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결국 당 대표 경선의 승자가 누가 되든 패배한 측이 주도하는 탈당 사태가 벌어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천호선 전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강 후보의 패배로 혁신이 좌초하면) 당원 중 적지 않은 분들이 당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잃고 개별적으로 탈당을 하거나 하게 될 경우에 이것을 어떻게 말릴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유병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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