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도권 역차별"…산업 공동화 우려까지

[기업환경 1등 경기도 만들자] <상> 규제개혁 갈증 여전<br>반시장적 지방이전정책 실효성 없어 제고 해야<br>日등 선진국 대도시권 발전전략 벤치마킹 필요<br>관련법 개정 등 조세차별 없애 낙후지역 지원을

경기도의 대표적인 산업단지인 반월공단 전경. 경기도는 국가경제를 이끌고 있으면서도 수도권규제라는 역차별을 받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서울경제DB

경기도의 기업공동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각종 수도권 규제책으로 기업들의 탈 경기도는 물론 심지어 해외이전 움직임까지 가속화하고 있어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태세다. 정부의 인위적인 수도권 규제책은 기업의 투자환경을 위축시키고, 기업의 체질을 떨어트린다. 서울경제신문은 경기개발연구원과 함께 경기도의 기업 환경을 집중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 수도권규제가 다소 완화됐으나 경기도는 여전히 갈증 해소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공장 신·증설과 관련해 번거롭고 까다로운 규제와 절차들이 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기업 지방이전정책과 맞물려 비수도권 지자체들이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경기도내 기업들을 빼내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역 갈등 조짐마저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차별 논란을 일으키는 수도권규제를 철폐하고 경기도 낙후지역에 대한 과감한 지원에 나서야 된다고 강조한다. ◇기업지방이전 정책은 반시장적 행위=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이유로 수도권에 대한 기업투자억제정책과 지방이전기업에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지방이전보조금과 국세 및 지방세감면혜택 등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지방이전 정책은 수도권규제를 강제하고 수도권 성장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수도권 주민에 대한 역차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수도권 주민들 입장에서는 국가재정혜택을 받지 못하고 일자리까지 줄어들면서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김은경 경기개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정부의 인위적인 기업이전정책은 기업의 투자활동을 왜곡시키고 기업을 정부 의존적으로 만드는 반시장적 정책"이라며 "이는 지역격차를 심화시켜 전체적인 경제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지방이전책은 실효성도 떨어진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09년 9월까지 경기도에서 다른 시·도로 이전한 기업은 모두 173개이고, 경기도로 전입한 기업이 328개로 전입기업이 전출기업보다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수도권기업 지방이전정책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경기도로 몰리고 있어 정부의 기업지방이전정책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수도권기업 지방이전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경기도 유입은 계속 되고 있다"며 "정부의 수도권 기업 지방이전 지원정책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응래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은 "일본의 경우 균형발전 정책을 쓰다가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대도시권 발전정책으로 전환했다"며 "오히려 대도시권을 묶고 지원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진국들의 전략이 우리에게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낙후 지역에 조세지원 필요=경기도의 기업투자환경은 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정부의 정책결정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우선 수도권 기업들의 투자에 대한 조세차별 폐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도내 낙후지역에 대한 재정·조세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제2조를 개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경기도내 낙후지역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상 성장촉진지역으로 지정해 해당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이나 창업기업에 지방이전에 준하는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책자금의 상환원금유예, 정책자금 금리인하 및 분류 단순화, 신도시 산업단지 및 저가임대료 장기임대산업단지 조성 등 경기도 기업지원정책의 개선도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에 파격적인 특혜를 줘가며 이전을 독려한다면 수도권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도 수도권과 비수도권과의 대결구도가 아니라 어떤 것이 국가 차원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잘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도 낙후 지역 많아 = 경기도는 지표상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제조업이 가장 발전한 지역이다. 하지만 도내 31개 시군을 들여다보면 내부 차이가 크다. 경기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여년 동안 가평군에는 20여개 사업체가 증가 했으며, 과천과 동두천시에는 사업체가 거의 없다. 오히려 구리시, 의왕시, 연천군, 양평군 등은 사업체수가 감소됐으며 이에 따른 제조업체 종업원수도 줄었다. 특히 군사시설보호구역과 자연보전권역에 속하는 동두천, 연천, 의정부, 가평, 양평, 안성, 구리, 의왕 등은 경기도내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동두천시와 연천군, 여주군, 가평군, 양평군 등 군사시설과 필당상수원 등으로 인해 중첩규제를 받고 있는 이 지역을 수도권 범위에서 제외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시군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행정적 구분에 따라 경기도 전체가 제조업이 발전된 지역으로 간주하고 지리적·행정적으로 '수도권'에 속한다는 이유에서 전 지역에 수도권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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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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