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다시 얼어붙나" 우려
정부, 유엔인권이사회서 "북한 인권개선 조치" 촉구
홍병문 기자 hbm@sed.co.kr
새 정부 들어 대북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해빙 분위기를 보였던 남북관계가 얼어붙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남측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대북 인권 개선을 위한 조치 마련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북측은 남측 민간 지원단체의 방북을 거부하는 등 남북관계가 심상치 않은 기류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조희용 외교통상부대변인은 4일 “북한 인권 문제는 다른 사안과 별도로 추구해야 할 인류 보편적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인국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실장은 3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개막된 유엔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부는 인류 보편적 가치로서 인권의 중요성에 입각해 북한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북한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대변인은 정부가 지난해 11월 유엔 총회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했을 때는 “남북관계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기권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보다 강경해졌음을 확인시켰다. 우리 정부의 유엔 인권이사회 발언은 당초 예상보다는 강도가 약한 원론적 수준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이지만 참여정부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는 소극적 입장 표명을 했던 것과 달리 정권 초부터 북한 인권 개선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남측 민간지원단체의 금강산ㆍ개성 지역 방문을 잠정 중단한다는 방침을 통보하는 등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맞불 공세를 펼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비교적 해빙 무드를 보였던 남북관계가 대북 경협사업뿐 아니라 북핵 문제 등 전반에서 꽃샘추위가 오지 않을까 우려의 시각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직후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앞으로 대북정책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