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에너지 "호칭파괴 고민되네"

SKT등 '팀장·매니저'로 단일화 정착단계 불구<br>연공서열 중시 분위기에 새 호칭제 내년 연기


SK에너지 "호칭파괴 고민되네" SKT등 '팀장·매니저'로 단일화 정착단계 불구연공서열 중시 분위기에 새 호칭제 내년 연기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매니저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SK에너지가 임직원 '호칭파괴제도' 도입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SK에너지는 당초 수평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이르면 올해 안에 새 호칭제도를 도입할 방침이었으나 회사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자 도입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21일 SK에너지에 따르면 회장ㆍ부회장ㆍ사장을 제외한 임원은 부문장ㆍ본부장ㆍ실장 등의 직책으로 부르고 직원들은 팀장과 매니저로 호칭을 통일하는 '호칭파괴 제도' 도입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하고 현재 인사팀에서 새로운 호칭을 연구하고 있다. SK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확산시키고 일 중심의 조직 운영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호칭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상태. SK텔레콤은 이미 지난 2006년 직원들의 호칭을 팀장과 매니저로 단일화했으며 지주회사인 SK㈜는 지난해 말, SK E&S는 올해 호칭파괴를 단행했다. SK에너지가 새 호칭 제도 도입을 내년으로 미루고 올해까지는 대리ㆍ과장ㆍ부장ㆍ상무 등 기존 호칭을 계속 쓰기로 한 것은 전세계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인 에너지 업종의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경우도 지금은 호칭파괴의 성과를 보고 있으나 도입 초기에는 '매니저'라는 미국식 호칭이 입에 익지 않아 어정쩡한 시기를 겪었다"면서 "특히 정유업종은 보수적인 제조업이라 사내에서 '매니저는 좀 그렇지 않냐'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SK에너지는 직원의 연차를 대우하는 경향이 강해 지난해까지 대리ㆍ과장급까지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동일 연차 직원 전원이 동시에 승진하는 게 관례였다. SK에너지는 올해 성과별 차별 진급을 도입했지만 내부에서는 여전히 '과장 호칭 대상자' 등 직급별 호칭 대상자를 공지해 진급에서 누락돼도 호칭상으로는 같은 직급 대우를 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호칭파괴는 또 조직 내부에서는 자리를 잡더라도 외부에는 일정 부분 혼란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SK텔레콤과 SK㈜ 임직원들의 일부는 여전히 '과장' '부장' '상무' 등의 호칭으로 외부인들과 교류하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지만 호칭파괴가 시대의 대세이고 미래지향적인 조직문화를 도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만은 사실"이라면서 "인사팀의 새 호칭 연구가 끝나는 대로 내년 중에는 호칭파괴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