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만기일에 특정증권사가 대량의 프로그램 주식 매수주문을 내겠다고 공시한 후 이를 번복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증권거래소는 이 증권사가 선물 및 현물주식 시장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프로그램 사전공시제를 악용했는지의 여부를 조사중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환은스미스바니증권사는 이날 오후 2시3분 옵션만기일을 맞아 삼성전자 30만주, 한전 20만주, 포철 20만주 총 340억원어치의 주식을 프로그램 매수하겠다고 공시한 후 10여분이 지난 2시16분께 이를 곧바로 취소했다.
이에따라 46.90~47.0포인트를 오르내리던 선물가격은 환은측의 매수공시가 나간직후 불과 몇분사이에 47.80포인트대까지 급등했으며 삼성전자등의 주가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47.5포인트 콜옵션의 경우 실현가능성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매수주문이 몰려들어 가격이 50%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취소공시가 나가자마자 이들 주가와 선물가격은 상승폭 이상으로 급락해 이날 주식시장과 선물시장에서 이같은 프로그램매수 공시를 믿고 해당 주식과 선물을 사들인 투자자가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증권업계 일부에서는 해당증권사가 선물매매이익을 올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시를 냈다가 곧바로 취소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거래소 주가감시부 관계자는 『해당증권사가 매수주문을 착오로 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떤 이유로 공시를 번복하게 됐는지 현재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만약 이날 공시 번복이 의도적인 것으로 드러날 경우에는 불공정 거래혐의로 문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매매란 여러 종목의 주식을 일시에 사거나 파는 행위로 주로 선물이나 옵션거래와 연계해 이뤄진다. 이로인해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증권거래소는 옵션이나 선물만기일의 경우 폐장 5분전까지 프로그램매매를 사전에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강용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