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올 들어 소득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20대가 소비확대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백화점 명품매장의 경우 최근 20대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의류ㆍ잡화의 주소비층으로 자리잡았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20대가 최대 고객층으로 떠올랐다. 지난 4월 신규등록 차량 100대 중 28.9대가 20대 소유로 집계됐다. 20대의 등록대수는 30대(28.8대)를 처음으로 제쳤다. 또 올 들어 20대의 외식비가 전체 식료품비 지출의 절반을 넘는 55%에 이르면서 외식시장의 부활을 이끌었다. 30대 이상 중장년층이 교육비 지출 등으로 가계소비를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은 20대가 내수시장의 주수요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가계수지 동향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그대로 나타난다. 가계수지의 소비성향(소비지출/가처분소득)을 분석해보면 20대는 크게 상승한 반면 다른 연령층은 하락 또는 보합에 머물고 있다. 소비성향은 가처분소득(소득에서 세금 등 비소비지출 제외)에서 실제 소비지출로 쓴 비용을 의미한다. 가계수지 동향을 가구주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29세 이하) 가계의 소비성향은 2006년 1ㆍ4분기 68.0%에서 올 1ㆍ4분기 72.5%로 4.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소득이 가장 많은 40대(40~49세)는 지난해 1ㆍ4분기 85.7%에서 올 1ㆍ4분기 84.5%로 하락했고 50대(50~59세)는 81.4%에서 81.5%로 0.1%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30대(30~39세)의 소비성향은 2006년 1ㆍ4분기 78.2%에서 올 1ㆍ4분기 75.6%로 2.6%포인트 하락했다. 분기 기준으로 이들 계층에서 소비성향이 하락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가구주 연령이 20대인 가계의 월평균 소득이 올 1ㆍ4분기 기준 277만3,000원으로 30대(338만7,000원)의 81.8%, 40대(355만8,000원)의 77.9%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처럼 소비성향이 연령별로 엇갈리는 데는 세금 등 늘어난 비소비 지출이 한몫을 한다. 실제 20대는 올 1~3월 100원을 벌어 8원을 세금 등으로 납부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92원의 소비여력이 있는 셈이다. 반면 30대는 수입 100원 가운데 비소비지출이 12원으로 소비사용 금액은 88원에 불과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최근의 추세를 볼 때 20대 소비는 안정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소득이 높은 30~40대의 소비가 늘어야 내수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