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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정부예산 중 예산이 과다하거나 사업계획 부실, 유사ㆍ중복 등 문제 있는 사업이 518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정부수입으로 잡은 인천공항ㆍ국책은행 등의 매각대금은 부풀려 계산했고 여유자금이 쌓인 공기업에도 예산을 퍼줬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3일 내년도 예산안에서 문제가 나타난 518개 사업을 분석한 '예산안 부처별 분석보고서'를 발간했다. 유형별로는 과다편성이 129건(24.9%)으로 가장 많았고, 법ㆍ제도 미비(96건ㆍ18.5%), 사업계획 부실(54건ㆍ10.4%) 등이 뒤를 이었다.
◇기은ㆍ산은지주 매각대금 부풀려 계산=정부는 내년 세외수입으로 기업은행(5조1,000억원)과 산은금융지주(2조6,000억원) 매각대금 7조7,000억원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매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은행의 동시매각은 현실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예산정책처는 "기업은행 매각대금은 지난 2006년부터 연례적으로 예산에 반영됐지만 2007년 이후 블록세일을 위한 주간사를 선정한 사례도 없다"며 "산은지주도 현재 기업공개(IPO) 절차가 중단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매각수입 4,431억원도 내년 예산에 편성됐다. 예산정책처는 지분매각에 대한 일원화된 방침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대금을 세입에 넣으면 도로 및 철도사업에서 지분매각 세입예산 금액만큼 예산이 부족해 불용이 발생하는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산정책처는 '2013년 세입예산안 분석 및 중기 총수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총수입이 359조5,000억원으로 정부안(373조1,000억원)보다 13조6,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봤다.
◇세종시 이전수당 형평성 논란=정부는 한국가스공사에 북미 셰일가스 개발 투자용으로 2,500억원, 석유공사에 북미 셰일가스와 아랍에미리트(UAE) 중동 유전사업 등에 3,500억원의 출자금 예산을 편성했다. 예산정책처는 비효율이 우려된다며 석유공사의 1,040억원 감액을 권고했다.
자유무역협정(FTA) 보완대책 예산은 집행 부진 탓에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지적됐다. 한미 FTA 보완대책사업 예산 2조5,255억원은 사업의 과반수가 한미 FTA 체결 전인 2007년 이전부터 시행하던 것이고 2009년 이후 신규사업은 성과가 부실하거나 사업관리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홍릉 부지를 국가에 기부하고 세종시 이전비용 일부를 출연금으로 지원받는 것은 현재 부동산을 판 대금으로 이전비용을 마련하는 다른 연구기관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평가했다. 또 세종시 이전 중앙부처 공무원에게 1년간 매월 20만원씩 이전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정부대전청사ㆍ육해공군본부 등 과거 이전기관 소속 공무원들에 대해 별도의 이전수당이 없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공항공사ㆍ한국투자공사 정부배당 늘려야=내년도 공공기관에 대한 예산편성에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예산정책처가 이날 발표한 '공공기관 정부지원 예산안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의 공공기관 정부지원액은 41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6.6% 늘어났다.
예산정책처는 국립암센터(586억원), 한국인터넷진흥원(114억원), 한국과학기술원(351억원) 등 순금융자산을 보유한 공공기관에 대해 예산감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공항공사(3,525억원), 한국투자공사(460억원) 등 과다한 여유자금을 확보한 기관에 대해서는 배당을 늘려 세외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1,577억원)처럼 대규모 금융부채를 안고 있는 기관에 대해서는 배당을 유예해야 한다고 봤다.
이 밖에 한국수자원공사의 내년 정부지원 예산안 4,489억원 중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발행한 채권의 이자비용 보조금 3,302억원은 과다하게 추정된 만큼 감액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